[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인천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사람 다리가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9일 "병원 법인과 관리 책임자, (쓰레기 배출)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은 80대 입원환자의 다리에 심한 괴사가 진행되자 지난 8일 절단 수술을 했고, 잘라낸 다리를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튿날 병원 청소 자원봉사자인 60대 남성이 의료폐기물 용기의 다리를 석고 붕대(깁스) 쓰레기로 착각해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헌 연수서 형사과장은 이날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요양병원에서 경찰에 신고한 경위는
▲병원 간호과장이 관리소장에게 (절단 수술 관련 내용을) 얘기해서 소장이 이 사실을 인지했다. 병원 측은 뉴스가 계속 보도되니까 보도를 보고 '우리 병원에서 나간 다리가 혹시 잘못 분류돼서 재활용품으로 간 게 아닌가' 반신반의했고, 이후 병원 관리소장이 경찰서 민원실로 찾아왔다.
- 요양병원에 수술실이 없다고 하는데 절단 수술을 한 게 맞나. 자원봉사자가 붕대에 싸인 다리를 빼서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넣는 장면은 확인됐나
▲다리 괴사가 상당히 심한 상태로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신경이 전부 손상돼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다리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을 뿐이라는 병원 측 진술이 있었다. 이 부분은 수사를 통해 면밀히 확인하겠다. 환자 가족은 환자 상태가 너무 심해서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고, 병원 측에 간절히 요청해 병원에서 받아줬다고 진술했다. 봉사자가 다리를 다른 (재활용) 봉투에 담아 내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됐다.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가 폐기물을 쉽게 뺄 수 있는 구조인가. 석고로 오해한 이유가 있나
▲종량제나 음식물 봉투처럼 의료폐기물 봉투라고 보면 된다. 그 봉투를 박스나 쓰레기통 같은 곳에 설치해서 버리고, 폐기물이 모이면 그걸 의료폐기물 보관 장소에 옮기고 업체가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자원봉사자) 본인 진술인데 다리에 붕대가 이미 감겨 있었고, 딱딱해서 석고로 오해한 것 같다.
-절단 장소는 어디인가. 환자의 질환은
▲절단은 지난 8일 요양병원 병실에서 이뤄졌고, 환자는 상당한 고령이다. 노환으로 인해 심장이 약해지고 피가 몸 전체로 돌아야 하는데 다리 쪽으로 피가 못 가다 보니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다리가 괴사했다.
-괴사 이전에 조짐은 없었는지. 가족 방임 여부는
▲이미 지난 1일 환자가 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도 다리가 괴사한 상태였다. 환자가 대형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이 모시고 나왔고, 이후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해당 요양병원에 간절히 부탁해 받아줬다고 한다.
-해당 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해도 괜찮은 건지. 대형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하지 않은 이유는
▲의사협회 등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환자가 직전에 입원한 병원도 대형병원이라 다른 데로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전 병원에선) 더 이상 이분이 오래 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술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부분도 면밀히 수사하겠다.
-병실에서 절단한 것 자체만으로도 법 위반인가
▲제가 의료법을 어제 종일 들여다봤는데 처벌 조항을 찾지 못했다. 추후 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변호사 자문을 통해 명확히 결론 내겠다.
-이 사건 관련 입건자가 있는가
▲현재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고 입건자는 없다. 의료법 위반 여부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수술 후 후속 조치와 현재 환자 건강 상태는
▲일단 수술 진행한 부분에 대해선 진술만 받은 상태로, 실제 행위가 어떤 상황에서 이뤄졌는지는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 의료인이었기 때문에 절단하고 남은 신체 부위에 대해선 봉합이나 여러 조치를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환자 건강이 그리 좋진 않은데 다리 절단으로 인해 더 나빠진 상황은 아니다. 수술 당시 환자는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
- 병원 내 수술 관련 기록이 있는지
▲그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리 발견 후 하루 만에 수사본부를 꾸린 이유는
▲발견된 다리가 인체라는 게 확인된 이상 누가 훼손하고 유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CCTV를 확보해야 하는 지점이 2천500곳 정도로, 보존 기간 내 모두 확보하려면 단기간에 많은 인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생활자원순환센터에 당일 재활용품 반입한 차량 동선과 관제·사설 CCTV를 모두 확보하려면 연수서 형사만으론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발견 당시 다리가 어떤 상태였는지. 장기 결석생 확인한 이유는
▲이미 새까맣게 변색되고 완전히 수축해 근육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발 크기가 210㎜이지만 발이 작은 성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장기 결석생들을 추적한 것이다.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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