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그야말로 진짜가 나타났다. 한결같은 고집으로 ‘100% 국내산 호두과자’를 생산하는 그는 특별하게 무언가를 꾸며내지도, 잘 보이려 포장하지도 않았다. 그저 무심히 건넨 호두과자의 맛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바로 ‘천안명물호두생산자협회 홍순필 회장(천안호두유통센터 대표)’이 그 주인공이다.
천안은 700년 역사를 지닌 호두의 시배지로 고려 충렬왕 16년인 1290년 유청신 선생이 호두나무 묘목과 종자를 가져와 광덕사에 심었고, 광덕면 일대는 국내 최대 호두 주산지로 명성을 이어왔다.
그러나 국내 연간 호두 소비량은 1만2천 톤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는 반면 생산량은 1천 톤 남짓에 불과해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2010년대 초반 호두과자의 본고장인 천안의 일부 제과점들이 수입산 호두를 사용하고 앞다퉈 ‘천안명물호두과자’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그런 점에서 홍 회장의 행보는 큰 울림을 준다. 조상 대대로 지켜온 천안 호두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호두 생산농가들의 판로개척과 소득증대에 사활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천안명물호두생산자협회 영농조합법인의 사령탑에 오른 그는 천안호두축제 개최, 호두 재배농가 기술교육, 호두 품종 연구개발, 저소득 취약계층 성금기탁, 독거노인 호두과자 후원 등에 앞장서왔다. 지난달 ‘충남 천안 호두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의정토론회에 참여하며 민·관·학의 협력을 도모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면서 홍 회장을 필두로 법인은 ▲2019년 전국대표과실선발대회 최우수상 수상 ▲2020년 산림청 산지종합유통센터 공모사업 선정 ▲2021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2022년 천안호두유통센터 개장 ▲2023년 하늘그린 상표등록 ▲2024년 천안시 호두과자 품질인증업소 지정 등 브레이크 없이 전력 질주했다. 취임 당시 30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도 13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2022년 개장한 ‘천안호두유통센터’는 협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이곳에서 홍 회장은 회원들의 호두를 전량 수매하고, 가공·판매하며, 생산농가는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양질의 호두 생산에만 전념한다.
농가에서 수매한 호두는 선별과정을 거쳐 ‘호두과자, 알호두, 살호두, 호두기름, 호두묘목’으로 판매된다. 지금까지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완판 되고 있다.
특히 고소한 맛이 일품인 ‘순수 100% 국내산 호두과자’의 비결은 국내산 재료다. 천안 광덕면에서 생산한 호두만을 엄선해 국내에서 생산한 보리와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반죽을 하고, 팥 대신 국내산 단호박으로 앙금을 만든다.
홍순필 회장은 “재배에서 가공까지 전 과정 ‘100% 국내산 호두과자’는 이곳이 유일하다”고 자부하며 “지금까지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으로 일을 하려면 확실히 하고, 아니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않는다. 타 지역에 밀려 주춤했던 천안 호두의 위상을 되찾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것”을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천안이 호두 시배지인만큼 천안시청 산림과에 ‘호두산업 전담부서’가 꼭 신설되길 바람”하며 “현재 11월 1일~2일 양일간 열리는 ‘2025 천안호두축제’의 ‘새판 짜기’에 여념이 없다.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오늘도 천안 호두의 새로운 도약과 농가에 희망을 제시하며 뚜벅뚜벅 걸어가는 홍순필 회장의 열정과 행보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한편, 천안명물호두생산자협회 홍순필 회장은 ‘천안호두유통센터’ 건립·운영을 통한 호두 생산농가의 판로확보와 소득증대에 헌신하고, ‘천안 호두’의 명품 브랜드화 및 고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면서, 천안 호두산업 활성화와 고객 만족도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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