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 정인수 기자]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가 21일 국내로 송환됐다.
시신 부검 뒤 화장된 박씨 유해를 실은 대한항공 KE690편은 이날 오전 8시 4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지난 8월 8일 숨진 채 발견된 지 74일 만이다.
전날 현지 공동 부검에 참여한 장진욱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은 8시 44분께 흰색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을 들고 입국장을 나왔다.
미리 대기하던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유해를 인수했다. 경북청은 현재 박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흰색 장갑을 착용했다. 유골함을 인수인계할 때는 서로 고개를 숙이며 조의를 표했다.
안 대장은 말 없는 원혼이 된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유족은 이날 인천공항에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도 유족 의사를 고려해 별도 인터뷰를 열지 않았다.
인천공항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과 공항 보안요원들이 도열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경찰관들도 흰 장갑을 끼고 유해 송환을 지켜봤다.
유해 송환은 전날 현지 공동 부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박씨 사망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국내 여론을 촉발한 만큼 캄보디아 당국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유해 송환에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전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양측 당국자가 6명씩 참여한 가운데 부검은 3시간가량 이뤄졌다.
부검 후 화장이 이뤄졌고 즉시 유해 송환이 결정됐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에 갔다가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다.
이어 한 달도 안 된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량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이 박씨 시신을 발견할 당시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발견됐다. 다만 전날 공동 부검 결과 장기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향후 국내에서 예정된 조직검사 및 약·독물 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밝힐 예정이다.
시사투데이 / 정인수 기자 sisatoday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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