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2023년에 이어 지난해 김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수산식품 수출 사상 단일 품목으로 최초다. 해외에서 잡초 취급을 받으며 ‘블랙 페이퍼’(Black Paper·검은 종이)라 불린 김은 이제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수출 국가만 124개국에 달한다. 그야말로 ‘김 전성시대’다.
‘세계 점유율 1위, K-김’이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혹한의 추위를 이겨가며 바다에서 물김을 채취하는 김 양식 어민부터 김 산업 종사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1월에만 6천 톤에 달하는 물김이 바다에 버려졌다. 너도나도 물김 양식에 뛰어들며 가격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해서다. 실제 올해 전남 물김 생산량은 54만 톤으로 전년 대비 32% 급증한 반면 물김 가격은 kg당 5,169까지 치솟았다가 721원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컸다.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임종섭 회장은 “해수부의 신규 양식장 허가, 불법 물김 양식장 성행, 작황 호조로 산지 물김 가격이 50% 넘게 폭락했고, 어민들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1년 동안 공들여 기른 물김을 폐기 처분했다”며 “정부는 김 양식어장에 대한 적정 시설량 산출을 통해 시설량 증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합회 차원에서 불법 무면허 양식장의 근절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별 어업인의 불법 행위 전반을 확대하고 조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정부와 지자체가 단속·처벌을 강화하고, 양식어민들도 자구노력을 해야 함”의 소신을 밝혔다.
이처럼 임 회장은 김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면 갖은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고흥군지회장,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장, (사)한국김산업연합회 부회장 등 전·현직 프로필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전남 고흥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민들이 하나 둘 고향을 떠날 때도 묵묵히 바다를 지켰다. 그러면서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고흥군지회장을 역임하며 ‘김 양식어민 권익보호, 고흥 김 위상제고, 어장질서 확립’ 등에 정성을 쏟았다.
나아가 임 회장은 2023년 전국 조직단위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이하 연합회)의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2005년 창립된 연합회는 11개 지회와 2천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있다.
특히 자조금 조성 사업을 통한 우량 김 종자 보급, 교육·정보 제공 활성화, 회원 상호간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전개하며 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임 회장은 “안정적인 물김 생산을 위해 정부가 ‘김 전문 연구기관 설립, 물김 장기보관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시설 구축, 김 관련 약제·영양제 개발지원’ 등 실효성 있는 지원과 관심이 이뤄지길 바람”하며 “40년 김 양식어민들의 숙원이었던 ‘김 활성처리제’가 개발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기존 활성처리제는 시간이 길고 효과가 떨어져 어민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이에 전남도는 서울대에 의뢰해 진행된 연구용역을 통해 병해충 방제와 약제 효능이 탁월한 김 활성처리제를 개발, 올해부터 양식 어가에 공급한다.
임종섭 회장은 “앞으로도 미력하나마 김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겸손해하며 “후손들에게 잠시 빌린 청정바다를 온전히 전해줄 수 있도록 해양환경 보호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임종섭 회장은 김 양식 활성화와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한 방안 마련에 헌신하고, ‘김 불법 양식 근절 및 물김 가격 안정화 대책 수립’을 촉구하면서, 김 산업 발전과 양식어민의 권익향상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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