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 김현일 기자] 어제(26일) 방송된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연출 송현욱 / 극본 전영신 / 제작 바람픽쳐스·슬링샷스튜디오) 최종회에서는 강은수(이영애 분)와 이경(김영광 분)이 모든 죗값을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한번 선택과 갈등의 기로에 놓였다. 장태구(박용우 분)와 강휘림(도상우 분)은 광기의 질주 끝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으며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았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전체 기준 5.0%를 기록, 마지막까지 웰메이드 휴먼 스릴러의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죗값을 치른 은수가 남은 약을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6.2%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 6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어제 방송에서 박도진(배수빈 분)은 태구가 쏜 총을 대신 맞고 숨을 거두며 은수를 지켜냈다. 태구는 다시 은수를 겨눴지만, 탄환이 떨어져 실패했고 “지금부터 사는 게 지옥일 거야. 나처럼”이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도진의 장례를 마친 은수는 결국 경찰에 긴급 체포되며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한편 경찰 조사를 받던 이경은 모든 죄를 스스로 떠안았다. 그는 “마약 거래는 내가 먼저 제안했다”며 은수를 보호하려 했지만, 이경의 거짓 진술을 간파한 경도(권지우 분)는 태구 검거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공개 수배된 태구는 동료 경찰 살해 및 도주 혐의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다친 몸을 이끌고 은신처에 숨어든 그는 은수에게서 빼앗은 돈과 약으로 밀항을 준비하며 아들의 학교 주변을 맴돌았다. 하지만 아들을 납치했다는 은수의 영상 편지를 본 태구는 광기에 휩싸인 채 은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함정에 걸려든 태구는 경찰에 포위된 상황에서도 은수를 인질로 삼아 도주했고, 추돌사고까지 내며 끝내 파국으로 치달았다. 의식을 잃은 태구는 경도가 쏜 총탄에 맞고 강물로 추락해 실종됐으며, 1년 뒤 백골 사체로 발견되며 비극의 끝을 맞았다.
은수는 교도소에 수감돼 죗값을 치렀다. 답장 없는 딸에게 매일 편지를 쓰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던 그녀는 1년 후 출소했다. 수감 중인 이경을 찾아간 은수는 “후회 안 해요? 해야 하는 일이 있었잖아요”라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경은 “한 번쯤은 계산 안 하고 아줌마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어요”라며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이경은 치밀하게 쌓아온 증거로 강휘림 일가를 무너뜨렸다. 주가 폭락과 경영권 붕괴로 이어진 대규모 금융 참사 끝에 휘림은 경찰에 체포되며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았다. 청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은수는 뉴스를 통해 이경의 복수 성공을 알게 됐다. 잠시 후 은수를 찾아온 이경은 주식을 팔고 남은 돈이 담긴 보스턴백을 건네며 “덕분에 계획대로 할 수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도울게요”라고 말했다. 은수는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이 했던 사람이 너여서 다행이었어. 네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며 눈물을 삼켰고, 두 사람은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삿짐을 정리하던 은수는 태구의 백골 사체 발견 소식을 접하고 잠시 미소를 지었다. 특히 “그레텔은 마녀를 화로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그들은 괜찮았을까?”라는 은수의 내레이션은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의 여운을 더했다. 또한 은수는 이불 속에 숨겨 두었던 약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깊은 고민에 빠졌다.
복수를 끝낸 이경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버지가 10년 전 이경이 누명 쓴 것을 알고도 강휘림 일가와 합의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가족이 무너질 수 없잖니”라는 아버지의 말에 이경은 깊은 절망과 배신감에 휩싸였다.
방송 말미에는 주머니 속 마지막 약을 손에서 놓아버린 이경과, 남은 약을 변기에 버리며 미묘한 미소를 짓는 은수의 모습이 교차됐다. ‘과연 한번 선을 넘은 인간이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다시 선을 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은수의 마지막 한마디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인간의 본능을 되묻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너무 재밌게 봤고 결말까지 좋다”, “태구, 휘림 벌 받아서 속시원”, “결말 여운 어떡하죠. 많은 생각이 들게 한 드라마”, “올해의 드라마였다. 마지막까지 갓벽”, “배우님들 연기 파티 덕분에 행복한 6주였어요”, “마지막까지 긴장감 폭발. 여운 오래 갈 것 같아요”, “은수, 이경 꼭 행복해져라”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약의 위험성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초래한 비극을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린 ‘은수 좋은 날’은 깊은 성찰의 질문을 남긴 웰메이드 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욕망 속에서 은수, 이경, 태구의 운명이 얽히며 비극의 굴레로 빠져드는 과정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내며 인간 내면의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 이영애, 김영광, 박용우의 관록이 빛나는 열연과 송현욱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전영신 작가의 치밀한 필력이 어우러지며 마지막까지 숨 막히는 반전과 묵직한 메시지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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