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숭고한 마무리, ‘생활유품정리’ 제도화 확립에 헌신
박미라
| 2023-06-23 09:37:45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한 사망자는 3378명에 달한다. 전체 사망자가 21만7680명인 것을 감안하면, 100명 중 1명이 고독사로 숨진 셈이다. 이중 1인가구를 대상으로 ‘고독사 위험군’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고독사 위험군’은 152만5000명이다(1인가구 대비 21.3%, 전체인구의 3%). 국민 5명 중 1명 넘게 ‘고독사 위험군’이란 얘긴데, 문제는 고령화와 1인가구는 매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찍이 고독사, 무연고사망 등 사회문제를 꼬집고, 고인(故人)의 사후복지를 위한 ‘생활유품정리’의 필요성과 제도적 관리에 목소리를 높여온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http://www.kkama.kr) 오영학 협회장에게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생활유품정리업’은 ▲고인 생활용품(가전제품, 가구, 의류, 도서 등 잡화물품 일제) 정리·처분 ▲고인 거소청소 및 방역소독(유품소각 포함) ▲고독사 및 무연고사망자 거소의 경우 악취제거 등 특수청소 ▲정리수납-웰다잉형 생전생활유품정리를 수행한다. 유족이 고인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도의적으로 실행하는 ‘장례의 실질적 마무리’를 담당함과 동시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돌본다.
이런 오영학 회장과 유품정리전문 사회적기업 (주)함께나눔 임원들이 주축으로 지난 2018년 설립한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이하 협회)는 ▲생활유품정리업의 행정적 제도화 추진 ▲생활유품정리사 민간자격등록 인증 및 한국표준직업분류 등재 추진 ▲웰다잉 문화운동 실천과제(유품사전정리) 지원/생전유품정리 ▲생활유품정리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도모 ▲생활유품정리업계의 거점화 역할에 그 목적을 둔다.
오 협회장은 “‘생활유품’은 고인의 혼이 담긴 삶의 흔적이다. 그러나 생활유품에 대한 이해부족과 고인물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혹은 거부감 때문에 특수청소업체가 위탁처분하는 폐기물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함”을 지적하며, “고인의 흔적과 생활유품을 ‘처리’하지 않고, ‘정리’할 수 있는 근본적인 행정적 제도화와 사회적 공론화가 절실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협회는 ‘천국으로의 길을 도와주는’ 생활유품정리사 자격 과정을 개설, ▲직업윤리 ▲생활유품정리개관 ▲생활유품정리업 경영실무 ▲생활유품정리 현장실무 ▲웰다잉과 유품정리 ▲웰다잉과 장례문화 ▲정리수납 ▲공중보건위생 등 커리큘럼을 완성했다.
오 회장은 “생활유품정리사는 한 마디로, 유가족에게 장례 전후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며 “따라서 전문적인 교육과정, 투철한 직업윤리의식, 사명감 뿐 아니라 유족·의뢰인으로부터 위탁받아 고인의 생활유품과 거주하던 집을 정리하는 전문기능인으로서의 역량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활유품정리와 생활유품정리사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대 노력을 이어온 결과, 한국장례협회 제작 ‘장례’ 책자에서 최초로 ‘유품정리’ 수록(2021), 경기도 ‘웰다잉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 시 ‘유품정리업’ 추가(2021)의 성과도 올렸다.
오영학 회장은 “협회의 숙원사업인 민간자격등록을 위한 노력을 통해 ‘생활유품정리사’가 국내에 도입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일조하길 기대한다”며 “생활유품정리가 ‘언젠가는 내가, 나의 가족이 마주해야 할 일’임을 알리는 ‘한국형 생활유품정리’의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 오영학 협회장은 지속적인 생활유품정리사의 제도화·직업등재를 위한 노력에 경주하면서 인간 존엄성 보존과 고인(故人) 삶의 숭고한 마무리 의식 지원을 이끌어 협회 역할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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