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오리무중…"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풀기 위해선 친모 석씨가 진실 밝혀야"
박미라
| 2021-04-01 13:15:30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점점 오리무중에 빠지고 있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을 풀기 위해서는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찰과 경찰에서 실시한 총 5차례의 유전자(DNA) 검사에서 모두 '숨진 여아의 친모는 석씨'라는 동일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분석하는 양대 국가 기관들이 모두 석씨를 친모라고 지목함에 따라 오차 확률은 사실상 '0'이다.
이에 숨진 여아의 친모인 석씨는 더 이상 자신의 출산 사실 등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차례 DNA검사 결과 "친모는 석씨"
대검 과학수사부는 지난달 31일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전자 검사 결과 "국립과학수사원의 결과와 동일하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반복된 유전자 검사에도 석씨가 숨진 여아와의 친자 관계를 거듭 부인하자 대검 과학수사부 DNA·화학분석과에 석씨와 석씨의 딸 김모(22)씨, 김씨 전남편(26) 등 3명에 대한 DNA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대검과 국과수의 DNA 검사 결과가 일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숨진 여아의 친모는 석씨라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경찰은 앞서 석씨 가족의 강한 반발에 따라 총 4번의 DNA 검사를 국과수에 의뢰했다. 결과는 모두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첫 번째 검사 때와 동일했다.
숨진 여아는 석씨의 딸 김씨와 김씨의 전남편 사이에서 나온 딸이 아니라는 것도 혈액형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숨진 여아의 혈액형은 A형으로 김(BB형)씨와 김씨 전남편(AB형)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다. 석씨의 혈액형은 B형이다.
경찰은 석씨가 딸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 및 출산을 한 후 '아이 바꿔치기'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아기를 바꿔치기 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산부인과 내 신생아 10여명에 대한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진 속 아기들이 동일한 아기들인지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판독불가'라는 결과를 내렸다. 경찰은 결국 석씨의 아이 바꿔치기 의혹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경찰은 여아 사망 사건의 미스터리를 밝혀줄 사라진 아이도 찾고 있다.사라진 아이는 병원에서 출산한 김씨가 낳은 여자 아이로 경찰이 추정하는 아이 바꿔치기와 범행동기를 밝혀줄 결정적 증거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석씨가 이제는 더 이상 부인하지 말고 진실을 말했으면 한다"며 "석씨의 입에 사라진 아이부터 숨진 여아의 친부까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씨, 사라진 아이 유기했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이 발생한지 5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확한 경위는 '오리무중'이다.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씨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석씨 가족들도 지금까지 진행된 경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수사에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3세 여아가 지난해 8월 초 빌라에 홀로 남겨진 지 6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 ▲유전자 검사에서 친모가 외할머니인 석씨로 나타난 것 뿐이다.
사건 핵심은 사라진 김씨 딸 행방과 아이 바꿔치기, 공범 개입 등이다. 하지만 이들 중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특히 경찰은 사라진 아이를 찾아야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고 행방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라진 아이는 석씨의 외손녀로, 김씨의 아이다.
경찰은 석씨가 낳은 아이를 유기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가 이미 숨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을 재검토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라진 아이가 보육원에 갔거나 국내에 입양이 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사라진 아이가 보육원이나 국내에 입양됐을 경우 소재 파악에 수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석씨가 아이들을 바꿔치기 한 뒤 사라진 아이를 해외 입양 전문기관에 보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전국의 해외 입양 전문기관 등을 상대로 확인 중이다.
출생신고를 마친 김씨의 딸(사라진 아이)은 입양이 가능하지만 석씨의 딸(숨진 여아)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입양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전문가들도 석씨가 쉽게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은 사라진 아이의 생존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받는 석씨의 구속 기간을 오는 5일까지로 연장했다.
또 3세 여아를 집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씨는 오는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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