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알코올성 정신장애, 남성 60대·여성 40대 많아"
이명선
| 2014-12-29 09:44:58
시사투데이 이명선 기자] 알코올성 정신장애는 남성은 60대, 여성은 40대에서 진료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알코올성 정신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했다.
이 결과, 진료인원은 2008년 6만 3,821명에서 2013년 7만 5,925명으로 1만2,104명이 늘어 연평균 3.5% 증가했다. 남성은 2008년 5만 1천명에서 2013년 6만 1천명으로 연평균 3.6%, 여성은 같은 기간 연평균 3.2% 증가했다. 연도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남성은 2008년 212명에서 2013년 244명, 여성은 2008년 52명에서 2013년 58명으로 증가했다.
2013년 기준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인원은 50대(294명), 60대(287명), 70대(218명)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은 60대(537명), 50대(501명), 70대(457명) 순으로, 여성은 40대(90명), 50대(87명), 30대(77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알코올 치료센터 이선구 교수는 “알코올성 정신장애 환자 중 60대 남성 환자가 많은 이유는 만성적 음주로 인한 기억장애, 정신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으로 젊은층 보다 더 많이 나타난다”며 “여성은 40대 폐경과 함께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있고 중년기로 넘어가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대한 자각, 여자로서의 역할 변화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일종의 ‘자가치료(self medication)’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알코올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는 과도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 내성이나 의존이 생기는 ‘알코올 사용장애’와 알코올로 인해 인지기능이나 기분, 수면, 정신병적 증상 등이 생기는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를 알코올성 정신장애라 한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방치할 경우 알코올성 치매, 기질적 뇌 증후군(Organic Brain Syndrome) 등이 생기며 이런 경우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기질성 뇌 증후군은 정신질환(Psychiatric disorder)이 아닌 뇌출혈, 뇌경색 등과 같은 신체질환이나 알코올, 본드 등과 같은 물질로 인해 뇌기능이 저하가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뇌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감정조절의 어려움, 초조, 불안, 과격한 행동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알코올성 정신장애의 치료에서 가장 큰 원칙은 ‘단주’다. 알코올성 정신장애 치료를 하면서 알코올을 섭취한다면 아무리 약물치료나 정신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 단주라는 큰 원칙하에 알코올성 정신장애의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를 한다.
이 교수는 “알코올 의존 가능성이 없는 경우라면 폭음은 피하고 반드시 식사 등과 함께 술의 양의 한계를 정해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고 과도한 음주의 폐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 정신장애가 질환이라는 인식을 고취시키고 조기 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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