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중동 순방서도 日겨냥 여론전…"침략역사 재발 안돼"
이한별 기자
sisatoday001@daum.net | 2025-12-17 17:47:06
[시사투데이 = 이한별 기자] 중동 국가들을 순방한 중국 외교 사령탑이 '존립위기 사태'를 근거로 일본이 타국을 침략했던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최근 중일 갈등을 둘러싼 여론전을 이어갔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12∼16일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순방을 마친 뒤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 기간 중동 3국에 일본의 대만 문제 개입에 반대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주임은 "올해는 항일전쟁·세계 반(反)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이고, 당시 일본 군국주의는 바로 '존립위기 사태'를 간판으로 삼아 거리낌 없이 대외 침략 전쟁을 발동했는데 이런 역사적 교훈은 결코 재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국가는 군국주의와 파시스트 세력이 고개를 드는 것을 경계하고, 식민 침략을 비호하는 언행을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UAE·사우디·요르단 3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와 중국의 국가 주권 및 영토 완전성 수호, 통일을 실현 지지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설명했다.
왕 주임이 아랍 순방에서 일본을 비판하며 '하나의 중국' 언급을 한 것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난달 '대만 유사시 개입' 취지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라고 말했는데, 격분한 중국은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일본을 압박하는 한편 일본의 과거 침략 역사를 근거로 국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왕 주임은 "상호 지지하며 서로의 핵심이익을 잘 수호하는 것이 중국-아랍 우호의 역사적 기초이자 정치적 본질"이라면서 "아랍 민족은 중화민족과 같이 식민 통치와 압박을 겪었기 때문에 중국에 더 잘 동감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왕 주임은 "방문 기간 아랍 국가들이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중요한 부분으로 경제 다원화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중국은 15차 5개년계획을 중동 각국의 발전 계획과 연결해 전통적 실무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혁신 주도와 금융 투자, 에너지 협력, 호혜 무역, 인문 교류 등 5대 협력 구도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중동 국가의 단결·자주 추세가 올라가고 있고 긍정적인 요인이 쌓이고 있지만 준엄한 도전에 직면해있기도 하다"며 "중국은 중동 국가가 평화를 지키고 공동 안보를 실현하는 경로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인민이 이미 너무 많은 고난을 겪었고, 팔레스타인 문제에 너무 많은 불공정이 누적됐다. 이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장기간 주변화·도구화된 나쁜 결과"라며 '두 국가 방안'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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