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서 10년이상 근무 '향찰' 1만7천명…지역실정 밝지만 유착도

이지연 기자

sisatoday001@daum.net | 2026-07-26 12:13:12

'실무 지휘' 경위·경감 기준 전북은 24%·서울은 8% 장기근무
'장윤기 논란' 광산경찰서 장윤기父 10년·형사팀장 18년 근무
영장심사 마친 '장윤기 사건' 증거 인멸 혐의 경찰관[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시사투데이 이지연 기자]  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 중인 경찰관, 이른바 향찰(鄕察)이 1만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경감과 경위 가운데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는 1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지역 유착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경찰 실무를 이끄는 두 계급 경찰관 상당수가 특정 지역에만 뿌리를 뒀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 실정에 밝아 '밀착형 치안'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유착 세력으로서 경찰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경감 5명 중 1명 '10년 이상'…지방 장기근무 뚜렷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2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감은 5천209명, 경위는 8천697명, 경사 3천211명, 경장 13명 등 1만7천13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 실무를 이끄는 경감·경위로만 한정하면 대체로 4∼5명 중 1명꼴로 한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 중인 셈이다.

전체 경감 2만8천914명 중 18%, 경위 3만5천959명 중 24.2% 비중이다.

순경은 근속 승진 제도상 동일 계급을 장기간 유지하는 사례가 드물어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는 사실상 없다. 다만 5년 이상 한 경찰서에 근무한 순경은 전국에 5명이 있다.

현재 총경 이상은 통상 1년 주기로 전국 단위 전보를, 경정은 약 2년 주기로 경찰서 간 순환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기 근무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에서 근무한 경감 이하 경찰관은 전체 3만1천302명 중 2천621명(8.4%)으로 10% 미만이었다.

반면 전북청은 5천136명 중 1천223명(23.8%), 충북청은 3천954명 중 857명(21.7%)이 10년 넘게 한 경찰서에서 근무했다. 10명 중 2명꼴이다.

충남청(21.2%), 경북청(20%), 경남청(19.1%)도 비율이 높았다. 특히 경남청은 장기 근무자가 1천4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장윤기 사태의 중심에 선 광주청(2.6%)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 비중은 적었다.

그런데도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인 광산경찰서 A 경감, 장윤기 아버지인 장모 경감의 전보 이력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향찰'의 패턴을 보였다.

A 경감은 첫 근무지인 전남 장성경찰서에서 9년 3개월을 근무했다. 이후 2000년부터 2014년까지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무려 14년을 이동 없이 근무했다.

이후 2014년∼2022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8년 근무한 뒤 경감 승진과 함께 전출됐고, 다시 광산서로 돌아와 2022년부터 현재까지 4년 5개월을 일했다.

광산서 근무 기간만 도합 18년으로 경찰 생활 절반을 이곳에서 보낸 것이다.

장윤기 부친인 장 경감은 1999년∼2009년 광주 북부서에서 근무하다 2년간 기동대에서 근무한 뒤 다시 북부서로 돌아와 2011년∼2015년 일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광주 광산서 소속으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결과적으로 두 경감은 2014년 북부서, 2022년∼2025년 광산서 소속으로 함께 근무한 기간이 겹쳤다. 다만 부서가 겹치지는 않았다는 게 경찰 측 파악이다.


◇ 밀착이냐 유착이냐…"지방근무 현실부터 바꿔야"

이러한 장기 근무는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주민이나 지역 유력 인사 등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장기 근무의 현실이다.

그만큼 지역 사정을 잘 파악해 치안 안정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수사나 이해관계로 얽히는 순간 '봐주기 수사'나 정보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군 단위나 농어촌 지역 등 일부 지방은 근무 희망자가 많지 않고 대체 인력도 찾기 어려워 장기 근무가 사실상 불가피한 현실이기도 하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경감급 경찰은 "지방은 경찰서 수 자체가 적어 사실상 같은 생활권 안에서 근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역에서 20∼30년 근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맥이 형성돼 관계가 오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한 방지책으로 경찰청이 발표한 순환인사제 확대를 두고는 경찰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확대 적용될 대상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경정 아래 계급인 경감, 그중에서도 이번에 파악된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 경감이 2만9천명에 달하는 만큼 순환인사 확대는 경찰 조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에서 근무한 경감만도 5천209명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순환인사를 확대하면 자녀 교육, 주거 문제 등 생활 기반이 흔들려 내부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관사 확충, 주거비·교통비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하는데 워낙 규모가 커 상당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지휘부는 누구보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당장 눈앞의 불을 꺼보겠다고 순환인사제 확대를 발표했다"며 "순환인사제 확대에 앞서 고질적인 지방 근무 현실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감급 경찰은 "장기 근무한 경감에 대해 권역 단위 순환을 실시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sisatoday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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