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천피' 붕괴…중동 악재 속 반등 여부 촉각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6-07-14 09:37:02
- 미 반도체 지수 5% 가까이 내려…"국내증시, 추가 상승 제한될 것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14일 코스피는 전날 9% 가까이 급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도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와 이에 따른 유가 급등, 금리인상 우려 등이 겹치면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장중 최고점(9,385.59) 대비 27% 이상 추락한 수준이다.
지수는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해 장 초반 0.7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이후 다시 방향을 바꿔 하락 폭을 키워 한때 6,783.43(-9.26%)까지 내렸다. 지난 5월 6일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를 밑돈 것은 2달여 만이다.
급락세에 오전 중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지수를 끌어 내린 건 기관과 외국인으로, 이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2천338억원과 1조6천903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은 3조8천869억원 매수 우위였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투 톱'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등으로 폭락했다.
삼성전자는 10.70% 급락해 25만원대로 밀려났으며, SK하이닉스도 15.37% 폭락해 200만원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이벤트 소멸 인식에 차익 매물이 출회되는 분위기였다.
또 앞서 제기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잔존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다시 800선을 내줬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와 함께 호르무즈 통항 선박에 통행료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지정학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현지시간으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이란 봉쇄를 재개하고 있다"며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며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시장의 불안감에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6%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79%, 1.55%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정식 거래 이틀째에 나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9.32% 급락하며,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 기록했던 약 13%의 급등분 중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마이크론(-4.32%), 샌디스크(-12.63%), 인텔(-6.12%)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78% 내려앉았다
국제유가도 9% 넘게 급등했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9.59% 올랐고,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42% 뛰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공개 연설에서 근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 장 마감 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 보수성향 라디오 채널에 출연해 휴전 중 교전이 재개된 이란을 "오늘 밤에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8.45% 급락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는 0.18% 내렸다.
이에 코스피는 전날 급락에 따른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국내증시는 전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되돌림이 강하게 유입되며 장 초반에는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조달하는 한국 경제 구조상 지정학적 잡음은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미국발 조정을 완전히 피해 나가기는 어렵다"며 "하방을 맞으면서 출발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코스피가 120일선인 6,500포인트를 지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투자심리가 많이 훼손된 상태이기에 이를 하향 이탈할 수 있겠지만 바닥권 영역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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