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영농기술 전파와 과수발전 이끄는 ‘성환 배 박사’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 2025-12-03 09:03:17

한국우리배연구회 장덕용 회장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충남 천안의 성환읍은 우리나라 양대 배 주산지 가운데 하나다. 1909년부터 시작된 천안 성환 배의 역사는 농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110년 넘게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일조량,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재배된 성환 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과육이 부드러워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배로 불린다.

 이런 천안 성환읍에서 53년째 배 농사를 지으며 재배기술 연구개발, 작목반 조직, 농가소득 증대, 성환 배 위상강화에 힘써온 이가 있으니 배 박사로 불리는 ‘한국우리배연구회 장덕용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천안 성환읍에서 나고 자란 장 회장은 1968년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과수원을 운영하던 선친의 가업을 물려받아 선진영농법 구현에 매진했다.  

 이는 ▲성환 배의 품종별 생리·생태 연구 ▲배 재배기술 확립(정지·전정, 수형·수세·결실관리, 숙기조절) ▲과원(토양·영양) 및 병해충 관리 등을 통한 ‘고품질 배 생산’으로 이어졌다. 배 농사를 지으면서 ‘어떻게 하면 농사를 잘 지을까? 좀 더 차별화 되고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를 골몰하고 그 답을 찾아온 결과다.

 실제 장 회장은 배나무 특성을 살린 과원을 조성하고자 토양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수단그라스와 같은 녹비작물 재배로 유기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점적관수를 설치해 원활한 물 빠짐은 물론 뿌리 활착 및 나무의 건강한 생육을 유도했으며, 질소와 화학비료를 줄여 연작장애나 염류집적의 원인을 해소시켰다.

 특히 그는 1982년 지역에서 최초로 과수 재배 시 나뭇가지를 수평으로 유인해 넓게 펼치는 재배 방식의 ‘평덕형 수형’을 도입하고, 배나무 생리에 적합한 일명 ‘덕용식 덕’을 개발하며, 농사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1985년 성환 지역 최초로 주민 7명을 결성해 ‘대지작목반’을 조직한 장 회장은 포장개선을 위한 출하박스 제작부터 공동구매, 공동출하를 선도하며, 하루 1톤 차로 7차의 배를 가락시장에 보낼 만큼 농가소득을 견인했다. 

 뿐만 아니다. 1991년 저온저장고 시설을 갖추고 공동출하에 나선 장 회장은 신문 봉지의 잉크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름 먹인 봉지로 과일의 색택을 좋게 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장덕용 회장은 “나만 잘 사는 농업은 희망이 없다”고 단언하며 “농업인 모두가 잘 살 수 있도록 영농기술 전파, 생산자 조직, 농가소득증대,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천안배연구회장을 지낸 장 회장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을 맡아 올바른 농업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농업인 권익보호에도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올해 초, 국내 최대의 배 연구단체인 ‘한국우리배연구회’의 사령탑을 맡은 장 회장은 지난달 ‘제21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품평회’를 개최하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스마트한 재배기술 연구 ▲국내 육성 품종의 보급 확대와 안정적인 정착 ▲소비자와 함께하는 배 문화 활성화 및 소통 강화 ▲지속가능한 배 산업을 위한 체계적인 유통·마케팅 전략 구축을 위한 순항을 시작했다.

 이처럼 ‘배 재배 발전’에 혁혁한 공을 새운 그가 천안시민의 상(2001), 신화배 달인 1호 선정(2022) 등을 수상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장덕용 회장은 “반백년 이상 농사를 지어보니 ‘성환 배’만 한 것이 없다. 천안 성환 배가 ‘명품 배의 대명사’로 소비자에게 기억되길 바람”하며 “우리 땅에서 자라는 안전한 과수 공급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자연 그대로의 풋풋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한국우리배연구회 장덕용 회장은 친환경·고품질 배 생산과 선진영농법 전파에 헌신하고, 우리배의 위상강화를 이끌면서, 배 산업 발전 및 농촌·농업 경쟁력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