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65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가 화창하다. 한반도의 봄이 한창이다"며 "한반도의 봄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에 쏠려 있다. 남북 국민들과 해외 동포들 거는 기대도 크다"며 "그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우리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한 뒤 "국민들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 위원장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인사를 건넸다.
특히 "우리 대화도 통 크게대화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오늘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 있는 만큼 그동안 10년 동안 못한 이야기들 충분히 나누기를 바란다"며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에 "제가 군사분계선을 넘어보니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 쉽게 넘었다"며 "(2007년 2차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이 만남)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 왜 이렇게 이 시간이 오래 걸렸나, 왜 힘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역사적 자리에 아까도 말했지만 기대하는 분도 많고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발표돼도 그게 이행되지 못하면, 오히려 이런 만남을 갖고도 결과가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오히려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문제를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가지면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지 않겠냐"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200m를 걸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의 북남관계가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출발선에서 신호탄 쏜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다. 오늘 현안 문제와 관심사 되는 문제들 퉁쳐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어서 지난 시기처럼 이행하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마음가짐을 잘 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가는 계기가 돼 기대에 부응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찬 메뉴인 평양냉면에 대해 "저녁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얘기하는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며 "대통령님께서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을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문 대통령 앞에서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한테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오늘 전통 의장대가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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