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7일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창조적 마인드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것이 투자와 수출의 활로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래야 새로운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고 소비가 있어야 투자도 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수가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대내적으로는 우리는 특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실업과 지역 경제 위축이 나타날 수 있고, 또 우리 경제 전체의 활력도 그로 인해 떨어질 수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브렉시트로 인해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수입 규제, 비관세 장벽, 환율 변동과 같은 민감한 문제들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외 지향적인 개방 정책을 선도하는 국가로 탈바꿈해서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면서 "결국 우리의 장점인 창의성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과 서비스의 고품질화를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더 좋은 쥐덫론'을 언급하면서 독특하고 새로운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상품, 질 등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당신이 외딴 숲 속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산다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미국의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글귀를 소개하면서 "여기서 쥐덫은 지금으로 말하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 회사는 한번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시켰다. 이런 정신은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울워스 쥐덫은 '제품·기술 중심적 사고의 오류' 사례로 회자되는데, 박 대통령은 이를 성공사례로 잘못 언급한 것이다.
올워스 쥐덫은 처음엔 잘 팔리는 듯 했지만, 금새 매출액이 떨어지고 실패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새로운 쥐덫이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고, 다시 사용하기엔 징그럽고 불쾌하다는 이유로, 구식 나무 쥐덫으로 회귀했다고 한다. 이는 '좋은 제품을 만들면 무조건 팔린다'고 하는 기업들의 제품 중심적 사고를 꼬집는 표현으로도 쓰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성장 수출 동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 문화, 서비스로 재무장해서 새로운 수출 유망 품목을 창출하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대책도 선제적으로 수립해서 차질 없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할랄(이슬람)과 코셔(유대) 산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중동의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풍부한 자원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구매력도 커지고 있어서 할랄과 코셔 산업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중동순방 당시 아랍에미리트와 할랄식품 양해각서(MOU)를 체결, 본격적으로 할랄 식품의 국내 산업 기반 조성에 나섰지만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계획 중이던 할랄식품 인증단지가 무산된데 이어 대구와 강원도의 할랄 인증사업도 백지화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상황이다.
정부는 "할랄시장 활성화는 종교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할랄 식품 산업 활성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우리 강점 분야인 화장품과 드라마와 관련해서도 "화장품 원료를 그 나라 사람들에게 맞도록 바꾸고 인기 한류 드라마를 현지인들의 문화적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면 국내에 일자리도 더 생기고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산업 육성과 관련해 수소차,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결합한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에너지자립섬, 원격검침시스템과 스마트그리등 등의 에너지 산업을 지목했다.
박 대통령은 "수소차는 탄소배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운행중 경유 승용차 두 대 분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며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개발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시장부터 활성화하는 노력을 적극 펼쳐 미래 친환경차 세계시장을 선도해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생수소 생산지역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확대하고, 수소버스와 택시의 시범운영을 추진해 나가면서 수소차 구매 보조금 확대와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과감하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가 약속한 대형 투자 사업들 역시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 십년간 지역 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는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며 "이런 대형 사업들이 관광, 스마트 헬스 케어와 같은 새로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만들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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