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세리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2일부터 1930년대 후반 우리나라 음반의 대중 보급화를 이끈 빅터레코드 금속음반(등록문화재 제 477호)을 소개하는 자리를 국립민속박물관 ‘새로운 전시자료’ 코너에 마련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빅터레코드 금속원반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초 중요한 음악들을 대거 취입해놓은 유일본 원반 자료라는 점에서 그 희소성이 큰 자료여서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빅터(Victor)레코드 금속원반은?
빅터레코드 금속원반(Master Stamper)은 일본 빅터축음기주식회사가 1935년 2월부터 1940년 사이에 발매한 유성기 음반들을 찍었던 금형(金型) 틀이다. 대중 보급반인 빅터주니어(Victor Junior) 금속원반 555면과 빅터아동반 금속원반 32면 등 총 587면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런 금속 원반은 바깥 가장자리 부분에 약 1cm 정도의 여백이 있어서 실제 제작됐던 음반의 크기 25.5cm보다는 조금 크고 수록할 수 있는 음원의 길이는 약 3분 정도이다. 금속 원반 안쪽에는 음반을 취입했던 한국인 인명을 일본어식 영문으로 기록한 것과 음반 번호, 음반 제작시기 등이 함께 새겨져 있다.
<빅터레코드 금속원반>
1930년대 대중 히트곡과 전통명인 명곡 담아
일본 빅터레코드사는 1980년대 이후 음원을 테이프로 보관하면서 무겁고 부피가 큰 금속원반을 폐기하게 되는데, 그중 한국 자료를 (주)로엔엔터테인먼트(당시 서울음반)에서 1992년에 구입해 보관해왔다. 그것이 2011년 자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77호로 지정됐다. 국악음반후원회의 소개를 받은 (주)로엔엔터테인먼트는 근대문화유산 자료의 보존 및 활용도를 높이고 대중문화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2011년 12월 총 587매 중 577매의 금속원반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빅터레코드 금속원반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초 큰 호응을 얻었던 대중적인 히트곡과 당시 사람들이 좋아했던 명인들의 소리를 대거 취입하고 있어 우리 대중음악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에 해당한다. 황성 옛터 등을 불러 일제강점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잠적했던 연극배우 겸 가수인 '이애리수', 지금은 전승이 중단된 중고제 판소리 명창 '방진관' 선생의 소리 등 당대의 명인들의 유일한 녹음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1930년대 대중음악 직접 접할 수 있어
이번 전시에서는 유형의 빅터레코드 원반을 소개하는 동시에 동국대 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그 당시의 음원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춘향가의 한 대목인 ‘오리정이별’과 대중가요였던 ‘열차식당’ 등 대중히트곡이 소개된다. 또한 당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동요 음반인 ‘영감님 꽃밭’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금속원반 전시와 더불어 1930년대 대중음악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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