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한옥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다. 오는 12월 15일, COEX에서 개최되는 2010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는 현재까지의 한옥의 개념을 뒤엎는 신개념 한옥이 선을 보인다. 최첨단 건축 방식에 따라 수공예적 작업에만 의존해야 했던 옛 한옥의 건축방식을 획기적으로 간소화한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
한옥을 HIM(Hanok Information Modeling) 설계에 따라 현대적인 조립형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이 신건축 방식은 우리나라 한옥 건축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박람회장에서는 HIM 방식에 따라 설계 한옥구조 전시부스 약 150동이 제작돼 실제 운용됨으로써 한옥의 확장성과 다양한 활용방안을 보여줄 예정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한옥 구조의 부스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옥 부재의 커스터마이징으로 개성 있는 나만의 한옥 설계
한옥은 가장 오래된 조립식 건축양식의 하나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보이는 신한옥 기술의 핵심은 전통적으로 수작업에만 의존해야 했던 한옥 부재들을 공장가공이 가능하도록 모듈화 한 데 있다. 일일이 손으로 깎아 만들던 한옥부재들을 표준모델화 해 기계화 시스템에 따라 생산함으로써 한옥을 건축하는데 들었던 시간 및 노동력을 약 50%가량 삭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옥이 이러한 모듈화된 생산구조를 통해 건축됨으로써 문화적 생명력을 잃고 개성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HIM시스템에 따라 디자인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한옥의 구조 및 형태는 물론 각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부재를 디자인하고 조합·변경 할 수 있어 자신만의 개성 있는 한옥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HIM 시스템은 표준화 된 다양한 한옥 모델에 따라 간살이, 기둥, 지붕, 창호 등을 결정하고 이를 변형해 자신만의 집을 설계하는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설계된 한옥에 현대건축의 편의적 요소들 냉/난방, 부엌, 화장실 등은 취향대로 쉽게 결합시킬 수 있어 전통한옥의 불편함은 말끔히 해소된다. 누구나 가장 전통적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한옥을 일반 건축비 수준에 지을 수 있는 한옥 커스터마이징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누구나 한옥을 지을 수 있다, 자립건축을 제시하는 프로젝트 <내가 짓는 한옥>
이번 한국스타일박람회 기간 중에는 한옥의 자립건축을 제시하는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는 원래 각자의 생김새대로 자신의 철학을 담아 스스로 집을 짓던 한옥 원래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한옥 현대화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에서는 한옥을 스스로 지어보려는 건축들에게 박람회 기간 중 무료 컨설팅을 진행한다. 한옥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던 일반 사람들에게 한옥 건축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는 물론, 한옥을 저렴하고 개성 있게 지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한옥의 부재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한옥 Green Market>도 열려 한옥 건축주들에게 실질적 비용 혜택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한옥은 전통적으로 스스로 짓는 집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집을 짓는 사람과 사는 사람은 분리되었고, 현대 건축에서 옛날처럼 스스로의 집을 설계하고 건축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HIM 기술은 이를 가능케 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이번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 진행하는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는 첨단의 신기술을 통해 전통을 현재적으로 이을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고. 이에 동참할 한옥건축주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옥 부재들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 <한옥 Green Market>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는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와 함께 한옥 부재를 재사용(Re-Use)하여 판매하는 <한옥 Green Market>을 운영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약 150동의 한옥부스가 설치될 예정인데, 이 한옥부스에 사용된 부재를 박람회 기간 중 신청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된다.
공급 규모는 기둥과 주춧돌 297개 세트. 이는 20평형의 한옥 약 30채를 지을 수 있는 분량으로, 박람회 기간 중 전시장에서 신청을 받아 선착순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기둥과 주춧돌 10세트 이상을 구입하는 건축주에게는 한옥산업화협의회에서 무료 한옥설계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으로 한옥 건축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옥의 신기술과 관련한 컨퍼런스도 열려
2010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는 한옥 현대화 기술의 현재와 HIM(Hanok Information Modeling)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옥의 현대화 세미나>도 개최된다. 1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코엑스 세미나실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세미나에는 경상대학교 윤정배 교수, 안동대학교 정연상 교수, 이연한옥 대표 조전환 목수가 참여해 한옥 기술개발의 방향과 과제, HIM과 현대화, 전통한옥의 결구법에 대한 내용을 일반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세미나 참가비는 3만원으로 한국스타일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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