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7일 오후 서울 도심 속 양재천을 따라 영동 2교와 영동 5교를 가로지르며 붉은 기운이 감도는 나무들이 곧게 뻗어 있는 산책로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계절의 정취와 낭만,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가을이 깊어지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의 공원, 산책로를 따라 운동, 산책을 즐기며 가을을 만끽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감돌긴 하지만 한낮의 가을 햇살은 따사롭다.
서울 도심에 직장을 둔 회사원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로로 나들이를 나와 삼삼오오 모여 여유 있게 산책을 즐기거나 흰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맨 채 귀에 이어폰을 끼고 경보(빨리 걷는 걸음)로 운동을 하는 모습, 산책로 한편에 있는 공원정자에 직장 동료들과 동그랗게 모여 앉아 싸들고 나온 도시락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뛴다.
산책로에서 점심을 즐기고 있는 직장인 김석훈(29.경기도 성남시)씨는 “회사 일이 바빠 따로 시간을 내서 가을을 즐길 여유는 없지만 회사 근처에 이런 곳이 있어 소풍 오는 기분으로 친한 회사 동료들과 나왔다. 모처럼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내는 거 같다”고 했다.
또 벤처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재윤(32.서울시 도곡동)씨는 “요즘 날씨가 좋아서 점심식사 후에 1시간 안팎으로 회사 동료들과 가볍게 산책을 한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겸해 산책을 즐긴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까지는 계속 나올 것이다”고 한다.
또한 산책로 주변 곳곳에 피어있는 흰·붉은 여뀌, 가을 야생국화, 억새, 갈대 꽃 등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과 꽃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저마다 깊어가는 가을 속 풍경을 만끽하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느라 즐거운 표정이다.
이처럼 멀리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빌딩 속 도심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며 업무에 지친 피로를 풀어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홍선화 기자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