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 이지연 기자] 정부가 재난정보 사각지대를 차단하기 위해 기존 재난문자 중심의 단편적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지자체, 마을단위, 취약계층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책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그간 제기돼 온 재난문자의 한계를 보완해 모든 국민에게 빈틈없이 재난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27일 ‘재난정보 전달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호우·산불 재난 상황에서 발송된 재난문자의 경우 안전한 곳으로 대피와 같은 모호한 전달, 과다 발송, 고령층 미수신 등의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실제 위험 상황을 국민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위험도에 따라 재난문자 종류를 ‘안전안내’, ‘긴급재난’, ‘위급재난’ 문자로 구분하기로 했다.

위험도가 낮은 재난정보는 ‘안전안내문자’로, 극한호우나 대피명령과 같은 위급한 상황은 반드시 휴대전화 최대볼륨(40dB 이상)으로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로 발송한다.
국민들이 ‘언제,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즉시 판단할 수 있도록 재난문자 표준문안도 정비한다. 표준문안은 구체적인 대피장소와 행동요령을 명확히 담을 수 있도록 하고 기존 90자로 한정된 재난문자 용량을 157자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병행 추진한다.
경각심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재난문자 중복수신은 최소화한다. 재난문자시스템에 유사·중복 문자 검토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을 통해 다른 지역의 불필요한 재난문자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지오펜싱)을 도입한다. 지오펜싱은 지역 경계를 기반으로 재난문자 송출지역을 세분화하는 기술이다.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기초자치단체가 대피 안내를 전담하고 광역자치단체와 중앙행정기관은 광범위한 예보성 정보를 제공하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재난문자만으로는 재난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는 만큼 마을방송, 재해문자전광판, 민방위 경보시설, TV자막·라디오 등 모든 예·경보 수단을 총동원해 문자를 보지 못한 어르신, 휴대폰 미소지자, 통신장애 지역 주민 등도 재난정보가 전달되도록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지자체의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 도입도 확대해 사전 동의한 취약지역 주민에게 자동 음성전화로 재난정보를 신속히 전달한다. 희망할 경우 타지에 거주하는 가족에게도 동시에 통보도 가능하다.
마지작으로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대피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마을방송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찾아가 재난정보를 전달하고 대피를 돕는다.
극한호우가 예보될 경우 마을방송이나 방문을 통해 취약지역 주민에게 대피소 위치를 사전에 안내한다. 특히 고령층, 장애인 등 우선대피 대상자는 주민대피지원단(마을순찰대) 또는 대피도우미가 직접 방문해 대피를 지원한다.
행안부는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안내서(‘재난정보전달 길라잡이’)를 제작해 관계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김용균 안전예방정책실장은 “국민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재난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도록 재난정보 전달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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