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백범 김구 선생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한시다. 자신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뒤에 오는 이들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책임의식을 담고 있다.
이 문장은 사람과도시 사회적협동조합 임창순 대표이사이자 제천시도시재생주민협의체 의장인 그의 삶과 활동을 잘 보여준다.
임 대표는 지역 현안에 관한 글을 언론에 꾸준히 기고하고, 때로는 행정과 지역사회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주민을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세우겠다는 신념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3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마추어 바둑 5단인 그는 바둑교실을 운영하고 제천시바둑협회 전무이사를 맡아 지역 바둑문화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전국의 아마추어 바둑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청풍명월 전국바둑축제’를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임 대표는 바둑판을 넘어 지역사회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17년부터 제천시도시재생주민협의체 활동을 이끌며 전국 최초의 민간 주도 ‘제천시 층간소음예방위원회’ 창립을 비롯해 ‘나만의 텃밭 가꾸기’와 도시 텃밭 사업, 소하천 생태환경 조사, 송학면 대기환경 측정·모니터링 등을 추진했다.
또한 ‘진짜 민심, 시민이 만드는 정책토론회’, 제천 시민사회단체 ‘백가쟁명 토론회’, 도시재생을 말하는 ‘북톡(Book Talk)’ 등 다양한 공론장을 마련했다. 강연과 토론을 통해 작지만 내실 있는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임 대표는 “도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낡은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재생이 필요하다”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주민 참여를 끌어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존 공간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데 예산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재생은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데 그치는 사업이 아니다”며 “지역이 보유한 자원과 주민의 역량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는 2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1년 사람과도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은 시민정원사 양성과 정원관리단 운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각종 공모사업을 발굴·추진하며 농어촌 생활환경 개선과 마을공동체 회복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공모사업’에 선정된 ‘풍요로운 노후, 농촌행복 프로젝트’가 있다. 조합은 2024년 10월부터 제천지역 10개 리 단위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 수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마을공동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비닐하우스 설치와 공동작업 공간 조성, 연자방아 복원 등을 지원했으며, 시민정원사를 파견해 마을회관과 주변 화단을 정비하고 주민들에게 정원관리 방법을 교육했다. 소규모 시설 관리와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물품 지원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25년에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남동발전 고성군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선정돼 고성군 내 4개 마을에 클린하우스(Clean House)를 설치하고 마을 단위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했다. 고성군 와도에서는 독립형 태양광 복원사업을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농어촌 환경 조성의 가능성을 넓혔다.
임 대표는 2023년 설립된 제천시민참여에너지협동조합 행정사무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햇빛소득마을’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조직 구성과 사업계획 수립, 부지·계통 검토 등 전문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농촌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발전소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마을과 주민에게 환원하는 사업이다. 임 대표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농촌마을이 스스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새로운 공동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임 대표는 “제천은 이제 외형적인 성장만을 추구하기보다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도시로 전환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주민이 행복하고 계속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마을공동체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작은 씨앗이라도 꾸준히 심고 싶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걸어왔다. 앞으로도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람과도시 사회적협동조합 임창순 대표는 주밀들의 자발적 참여 확대로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모델 구축에 헌신하고, 제천시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성 정립을 도모하면서,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복리 증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6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