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공연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깨가 절로 들썩이고, 연신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설장구 명인’의 흥과 신명이 깃든 가락은 ‘다스름-휘모리-동살풀이-굿거리-삼채’ 순서로 진행되고, 담백하면서도 나긋나긋하여 더욱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는 전남 담양에 ‘김동언 국악전수관’을 건립하고 전통문화 계승·발전과 후진 양성을 위해 힘써온 ‘김동언 관장’의 장구 연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설장구’는 풍물패의 구성원 중 ‘장구 치배(연주자)의 리더’를 일컬으며, ‘개인놀이 또는 장구놀음’을 지칭하기도 한다. 그리고 ‘전라남도 무형유산 제17호 우도농악 설장구 명예보유자’인 김 관장은 ‘풍물인생 70년’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예인(藝人)이다.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출신의 김동언 관장은 어릴 적부터 농악과 장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직접 장구를 만들어 치기도 했다. 이후 농사일과 더불어 15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장구를 익혔고 ‘최막동(호남창극단 설장구 명인), 김회열(광산농악 설장구 예능보유자), 김오채(우도농악 설장구 예능보유자) 선생’ 등을 사사하면서 우도농악의 진수인 설장구를 계승해 발전시켰다.
그에 따르면 호남농악은 이리·고창·정읍·김제·담양 등 서부 평야지역의 우도농악(右道農樂), 임실·남원·진안·곡성 등 동부 산간지역의 좌도농악(左道農樂)으로 구분된다. 아울러 우도농악은 장구를 중심으로 한 가락이 다채롭고 유려하며, 좌도농악은 쇠가락이 힘차고 경쾌하다.
이 가운데 우도농악 설장구의 전승자로서 김동언 관장은 1988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우수상, 1989년 전주대사습놀이 장려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뛰어난 기량을 뽐냈고, 1996년에 ‘전남 무형유산 우도농악 설장구 기능보유자(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다. 1993년 ‘전남 무형문화재 보유자 후보’가 된 지 3년 만의 일이고, 1994년 작고한 김오채 선생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더 좋은 장구잽이가 되자’면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즉, 오늘날 김동언류 설장구는 故 김오채 선생의 설장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그는 2009년 사재를 털어 고향마을인 봉산면 와우리에 200㎡ 규모의 ‘농악전수관’을 건립했다. 이를 위해 ‘무형유산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1996년부터 꼬박꼬박 저축한 전승지원비와 공연출연료는 물론이고, 딸기·토마토·오이·멜론·수박 등을 재배하며 번 돈까지 합쳐 3억5천여만 원을 쏟아 부었다.
또한 김 관장은 들소리(들노래), 풍장소리, 광광술래 등도 복원하고 전승·지도하며 ‘담양민속예술보존회 회장, 전남도립국악단 운영위원, 우도농악담양보존회 회장, 용전들노래 지도고문, 대한민국농악연합회 담양지회장’ 등으로서 국악의 보존과 발전에 공헌해왔다.
 
그러면서 2015년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에 제자들과 함께 ‘김동언류 100인 설장구’ 공연을 펼쳤고, ‘제1회 대동전통문화대상 수상(공연부문·2019) 및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 지정(2022)’ 등의 영예를 안았으며, 현재 ‘설장구 자료집’ 발간도 준비 중이다.
김동언 관장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스승님들과 김동언류 설장구의 맥을 잇는 제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국악의 보급과 후진 양성을 통해 전통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문화재(무형유산 보유자)가 되고 이름을 남겼으니 여한이 없다”며 “오로지 우리 농악의 가치 전승과 위상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것”이란 뜻도 내비쳤다.
한편, 김동언 관장은 ‘전남 무형유산 우도농악 설장구 명예보유자’로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헌신하고, 국악 전수 및 후진 양성을 이끌면서, 우도농악의 위상제고와 지역문화예술 진흥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5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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