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국민 절반만 '항생제 내성' 심각 인식.."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야"

김균희

| 2024-11-18 10:58:39

18일부터 24일까지 '2024년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 운영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결과 중

[시사투데이 김균희 기자]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만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을 맞이해 국민들의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은 매년 11월 18일부터 24일까지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질환 치료제로 바이러스 감염질환인 감기에는 치료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들이 항생제(치료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생존 또는 증식해 치료가 어려운 현상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종류가 줄고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WHO는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당면한 10대 공중보건 위협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오남용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 높다. 2019년 질병청 조사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약 30%가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올해 4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많은 항생제가 사용됐음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항생제가 필요한 사례는 8%임에도 환자의 75%에서 항생제를 사용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에서 수행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는 의사가 일반인보다 다소 높았지만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처방)에 대한 인식은 의사와 일반인 모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경우 응답자의 52.9% 정도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30% 이하에서만 항생제의 의미와 용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의사의 경우 응답자 약 10명 중 7명(69.6%)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주로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과 환자의 항생제 복용 임의 중단(22.1%)으로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일반인 모두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는 지침에 따라 항생제를 적절하게 처방하고 일반인은 처방된 약을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의사에게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인식주간에는 항생제 적정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를 캠페인 표어로 활용해 다양한 매체로 배포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11월 1일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이 중요한 만큼 국민 모두 항생제 내성 인식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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