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축산환경 조성과 사회공헌활동 실천에 구슬땀 흘려
이윤지
| 2024-06-28 09:55:11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양돈악취는 암모니아·황화수소·메르캅탄 등 유독가스가 원인으로 가축건강에도 해롭고, 양돈농가와 인근주민들 간의 대립을 일으키는 주된 요소다.
이에 정부·지자체가 악취유발사업장 행정처분과 축산악취저감시설 의무화 등을 시행·추진 중이다, 축사악취 민원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악취저감을 위한 양돈농가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바로 그 점에서 경북 구미시 도개면에 위치한 ‘실로암농장 최수길 대표’가 양돈경영 전문화와 생산성 강화 및 축산악취 해결의 모범사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최 대표는 지난날의 회상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어려운 가정형편에 대구공업고등학교를 힘들게 졸업했다. 물려받은 땅 한 평 없이 1988년부터 새끼돼지 5마리로 양돈업에 뛰어든 그는 36년간 한우물만 팠다. 흘린 땀방울만큼 오늘날 성공한 축산경영인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하며, 농장규모와 사육두수도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농장을 반석 위에 올리기까지 최 대표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0년대 초반 변변한 돈사도 없이 농업용 하우스에서 먹고 자며 돼지를 키울 당시 하우스가 침수되자 자식처럼 키우던 돼지를 대다수 팔아야 했고, 2017년 돈사 화재로 큰 손해까지 봤다.
하지만 최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숱한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함’의 자세로 우직하게 나아갔다. 그 결과 실로암농장은 대지면적 5,950㎡(1,800평)에 사육두수 8,700두 규모의 번식·비육농장으로 안착했다.
특히 그는 ‘액비순환시스템’ 구축과 직접 발효한 ‘미생물제제’로 돼지분뇨처리 및 악취저감에 방점을 찍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기농업, 미생물농업, 자연농업 등을 습득하고 직접 솔방울, 솔잎, 소나무 가지 등을 모아 3개월간 숙성시킨 액체를 희석시킨 뒤 분무하자 질병예방과 축산냄새 저감까지 ‘1석 2조’의 효과를 거뒀다. 그래서인지 농장은 민가와 200m 근거리에 위치해있음에도 단 한 번도 민원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농장 청결유지와 소독 등도 철저히 시행한다. ▲축사 내·외부를 수시로 청소·소독하며(슬러리피트 포함) ▲개인·의류·신발·차량 등의 샤워·세척·소독에 필요한 시설 및 설비도 설치·운영하고 ▲외부인과 외부차량 등은 엄격히 통제·소독 ▲농장주변 환경정비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실로암농장은 지난 4월 열린 ‘제6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간의 공로를 높이 인정받았다. 청정축산 환경대상은 농협경제지주가 전국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축산환경·냄새저감·동물복지·분뇨관리·사회공헌’ 등을 평가한 결과 우수한 성과를 거둔 농가 15곳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더불어 독실한 크리스천인 최 대표는 2009년부터 매년 구미시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교회 장로로써 사재를 털어 국내외 5곳에 교회를 설립하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귀감이 되어왔다. 그럼에도 그는 결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지역에서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도리이자 책무”라는 것이다.
최수길 대표는 “내가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봉사와 나눔이 내 삶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겸손해하며 “내게 주어진 달란트가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열정을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돈(豚)을 돈으로만 생각해선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렵다. 당장은 비용이 들더라도 필요한 부분에는 망설임 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며 “대를 잇는 아들이야말로 내겐 천군만마이자, 최고의 영농후계자”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한편, 실로암농장 최수길 대표는 청정 축산환경 조성과 고품질 한돈 생산에 헌신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전성 제고 및 소비자 신뢰도 증진을 도모하면서, 지역사회와 양돈업의 상생·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