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텃새 '양비둘기' 구례 이어 연천에도 집단 서식

이윤지

| 2021-11-25 12:36:17

교각 2곳과 댐 1곳에서 새로운 번식지 발견 양비둘기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텃새인​ 양비둘기가 전남 구례에 경기 연천에도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양비둘기의 전국 서식 범위를 조사한 결과 기존 구례군 지역 60여 마리에 이어 연천 임진강 일대에서도 8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양비둘기는 198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텃새였으나 집비둘기와의 경쟁, 잡종화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조류팀)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연천군 임진강 일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양비둘기 개체군 보전과 관리를 위한 정밀 분포조사를 실시해 교각 2곳, 댐 1곳에서 새로운 번식지를 발견했다.

양비둘기는 최소 2∼3마리에서 최대 30여 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하고 있었다. 낮에는 임진강 주변의 물가나 풀밭에서 먹이활동을 한 뒤 밤에는 교각의 틈, 구멍을 잠자리로 이용했다.

연구진은 연천 양비둘기의 집단서식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무리 중 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이 개체가 북한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한 것도 확인했다.

북한으로 이동한 개체는 올해 5월 부화한 어린 양비둘기로 8월 20일까지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한 후 8월 21일 북한 강원도 김화군 임남댐 인근 서식지까지 약 70km를 이동해 11월 3일까지 동일지역에 서식했다.

그동안 양비둘기의 지역 간 이동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원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한 것이 확인된 것.

생태원 측은 “무리로 생활하는 양비둘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북한으로 이동한 양비둘기 1개체와 함께 연천 지역의 다른 양비둘기 무리도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는 개체군 단위의 확산 또는 미성숙한 새의 분산 이동을 통해 지역 집단 간 교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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