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꽃과 달동네를 그리는 화가' 김성대, 10월4일까지 전남대학교병원갤러리서 6번째 개인전

박미라

| 2020-09-21 17:29:39

김성대 화백의 달의 꽃이어라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글을 쓰는 작가는 단상(斷想)을 쓰든, 시를 쓰든, 소설을 쓰든, 그것은 결국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선택과 배제 그리고 재해석을 통해 결국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화폭(畫幅)에 그리고 있다. 김성대 화가도 자기 삶의 이야기를 ‘달’ · ‘달동네’ · ‘꽃’ 등은 선택하고, 불행했거나 잊고 싶은 기억 등은 배제한 후 재해석한 기억의 조각들을 캔버스에 담고 있다. 김성대 화가의 그림을 보면, 달동네는 상대적으로 작게 그리고, 달은 달동네보다 크게 표현하고 있으며, 그 달 속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 차 있다. ‘달’과 ‘달동네’를 선택해 놓고 멀리서 작게 보이는 ‘달’을 달동네 보다 크게 표현하는 것은 그 풍만한 달 속에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 채워 작가의 소망, 풍요, 행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초대전 서문 中 청한갤러리 박주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로 침체되어 있는 미술관에 활기를 되찾아줄 전시가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달과 꽃과 달동네를 그리는 화가'로 유명세를 떨친 김성대 작가는 오는 10월4일까지 전남대학교병원갤러리서 '달에 핀 꽃'을 주제로 초대전을 연다. 특히 그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과 '치유'를 나눠왔던 김 작가의 6번째 개인전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달', '꽃', '달동네'로 보여줄 김성대 작가의 '인생'을 들여다보자.

화가 김성대가 자랐던 목포의 달동네의 퇴락한 회색 슬레이트 지붕, 세월에 침식당한 시멘트 블록 담장, 좁고 경사진 골목길, 그 메마른 골목길에 피어난 민들레, 한 평도 안 되는 남새밭 속에 피어난 도화(桃花), 행화(杏花), 매화(梅花), 희미한 가로등 위의 보름달이, 그의 작품에서 생생히 전달된다.

하이틴시절까지 달동네에서 자란 김 작가의 어린 시절 콤플렉스가 그의 작품에서 '달'과 '꽃'이라는 도상과 회색의 색깔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김성대 화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달’과 ‘꽃’이 남다른 이유다. 여기에서 ‘달’이라는 도상(圖像)의 상징적 의미는 ‘달동네’를, 밝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중의적으로 담고 있다. 또한 ‘꽃’은 삶의 소망과 사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달’은 달(月)이면서 달동네를 상징하고 ‘꽃’은 소망을 상징하며 작가의 분신이다. 어린 시절에 ‘달동네 콤플렉스’로 작동했던 달동네라는 공간에서 달을 향해 피어있는 꽃은 어쩜 작가 김성대의 분신인지도 모른다. 경사진, 좁은, 퇴락한, 회색의 시멘트 위에 피어난 민들레 홀씨는 넓은 세상을 날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작가의 분신이며 소망인지도 모른다.

‘달동네’는 도시 외곽의 산등성이나 산비탈 등의 비교적 높은 지대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말한다. 평지에 있는 부자 동네에 비해 달동네는 높은 곳에 위치해 달과 더 가깝게 지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또한 분명 도시임에도 전기불이 들어오지 않아 달빛으로 밤의 어둠을 밝히는 동네라고 해서 달동네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아름다움의 대명사이다. 또한 꽃은 영예와 소망, 사랑과 희망 등의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좋은 일에는 꽃을 선물하기도 하며, ‘웃음꽃이 피다’, ‘꽃다운 시절’, ‘꽃가마’, ‘꽃길’ 같은 좋은 말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삶의 질감’을 캔버스에 담아낸 30여년 화백인생이 담겨 있을 6번째 개인전시회, 2020 CNUH 갤러리 9월 김성대 초대전은 10월4일까지, 전남대학교병원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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