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33인, 76일째 농성 中
김애영
| 2020-09-15 20:34:31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33명은 15일 대학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를 핑계로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해고를 통지한 한동대는 삶의 터전인 일자리를 돌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소속 한동대미화분회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 중 한동대 생활관에서 근무했던 14명은 지난 7월, 본관에서 근무한 19명은 이달 초 각각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5,60대로 해당 대학에서 많게는 25년, 적게는 8년 동안 근무했다.
해고는 한동대와 청소 용역업체의 계약이 만료되거나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기존 용역업체인 B사와 계약 만료로 지난 6월 말 생활관 노동자가, 본관 용역 신규업체 C사가 들어온 지난 8월 말 본관 노동자가 해고됐다. C사는 당시 하루 8시간 근무를 7시간으로 줄인 단축근무를 노동자들에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해고를 통지했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지난 7월 2일 한동대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76일째 이어가고 있다. 이달 10일에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중재로 대학, 용역업체, 본관 노동자가 자리를 가졌지만 '일 7시간 코로나 시국 1년만 유지 안'이 제시되고 생활관 노동자가 언급되지 않는 등 문제로 결렬되기도 했다.
정영숙 한동대미화분회장은 "단축근무 요구는 우리더러 일용직 노동자가 되라는 것이고, 생활관은 얘기도 없다"며 "해고 당시 대학은 '코로나19로 어렵다'며 7시간 단축근무를 제안했다가 미화원들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자 문자로 해고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해고하고선 학교에 들어오면 무단침입으로 신고하겠다고 한다. 학교는 지진 복구 때는 ‘우리’라며 노동자들의 초과 노고를 당연시하더니, 코로나로 어렵다며 청소노동자들을 쓰다 버리는 부속품 취급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동대학교측은 "청소노동자 해고는 청소용역업체와 위탁 관리 계약 기간이 만료된 데 따른 것으로 해고가 아닌 계약이 종료된 것"이라며 "대학은 코로나19상황에서도 환경미화원들을 고용 승계하기 위해 총장 영상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려 왔다"고 해명했다.
또한 "대학은 향후에도 고용노동부의 중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기존 환경미화원들을 최대한 고용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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