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흡연⸱뇌졸중⸱당뇨환자 코로나19 취약..바이러스 수용체 증가 확인"
이윤지
| 2020-06-22 11:24:28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당뇨병,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가 국내에서도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담배연기와 뇌졸중, 당뇨병에 의해 세포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ACE2는 폐, 심장, 동맥 등 여러 신체조직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안지오텐신2(혈관수축물질)를 안지오텐신1-7(혈관이완물질)로 바꿔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내 침입 시에 이용되는 수용체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질환 위험 요인인 뇌졸중, 담배연기, 당뇨에 노출된 혈관, 뇌 성상세포와 뇌 조직에서 나타난 변화를 분석했다.
허혈성 뇌졸중 동물모델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 경색 주변 조직에서 ACE2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담배연기 추출액에 노출된 뇌혈관 세포와 뇌 성상세포에서 ACE2가 증가했다. 성상세포는 뇌를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주요 뇌세포 중 하나로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세포활동을 돕는다. 당뇨병 환자유래 동맥혈관과 동물모델의 뇌 조직에서도 ACE2가 증가했다.
연구원 측은 "이는 코로나19는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ACE2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투하고 증폭하는데 결국 ACE2가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했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 내 침투과정에서 세포표면 ACE2가 감소돼 인체 내 안지오텐신2가 증가하고 혈압상승으로 이어져 병이 중증으로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당뇨,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던 원인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으로 이환 또는 사망에 관련된 위험요소를 고령자, 만성질환, 흡연으로 규정했다. 만성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심장질환, 뇌졸중 등),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신장질환, 면역억제, 암을 포함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중 만성질환자의 비율이 91.7%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도 지난 5월 21일 기준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가 전체 사망자의 약 98.5%이었다.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 76.5%,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47.7%, 치매 등 정신질환 43.9%,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23.5% 등이었다.
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상기 기저 질환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금연,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 준수 등의 예방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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