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복무 중 질병 악화됐다면 ‘공상’ 인정

길나영

| 2015-05-04 11:27:07

경찰청에 ‘재심의’ 의견표명...해당 의경 ‘공상’ 인정 국민권익위원회

시사투데이 길나영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질병이 의무경찰 복무로 발병했다는 원인 증명이 어렵다 하더라도 증상이 악화됐다면 ‘공상’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공상은 공무수행 중 입은 부상으로 공무수행과의 인과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A씨(남, 23세)는 2013년 11월 방범순찰대에 의무경찰로 입대해 건강상 아무런 문제없이 8개월 간 복무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목과 어깨 부분에 통증이 심해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거대세포종, 경추척수증으로 진단받아 수술을 받고 직권면직 된데 이어 전공사상 심사위원회에서 ‘사상(사적인 부상)’ 판정을 받았다. 전공사상은 전투 중, 공무 중 사적인 사망 또는 부상을 말한다.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A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권익위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A씨가 당시 각종 집회시위 현장출동, 시설 경비근무, 철야 근무, 진압, 체력훈련 등으로 상당한 피로가 쌓였던 것으로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담당의사는 “스스로 업무강도를 조절할 수 없는 의경복무가 질병을 악화시켰을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했고 경찰병원 측도 “무리한 운동이나 활동은 질병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투경찰순경 등 관리규칙’에서는 질병의 발병 또는 악화가 공무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된 상이자에 한해 ‘공상’으로 인정하는 반면 대법원은 질병과 공무수행 사이의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권익위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6일 경기지방경찰청에 ‘공상’ 여부를 재심의 해달라는 의견을 표명했고 경기지방경찰청은 일주일 뒤 A씨에 대한 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공상’으로 인정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긴장된 상태에서 업무강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공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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