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해 엄선된 감귤 선별
허은숙
| 2014-03-28 10:29:24
[시사투데이 허은숙 기자]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등으로 값싼 농산물이 수입되면 국내 농가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그 중에서도 제주 지역은 농업인구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제주 감귤산업의 세계적 명품산업 육성’등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없어 지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품질의 감귤생산으로 국산감귤의 위상을 높여 국익신장 및 지역경제 발전에 앞장서는 제주 '산남감귤영농조합법인(sannam.ejeju.net, 대표이사 강응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맛있는 감귤로 웰빙 식생활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된 이곳은 기술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벤처기업 특유의 창의력과 모험심을 경영 전반에 반영시켜 영농조합의 신모델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또 감귤농가와 조합원 및 조직 간의 체계적인 협력 시스템과 선과·포장·운송에 이르기까지 신속 정확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엄선된 감귤만을 산지 직거래 가격으로 유통·판매하며 지역농가 및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가장 기온이 따뜻한 서귀포시 산남 지역의 감귤은 단맛을 보장하는 당도가 13브릭스 이상, 새콤한 맛을 결정하는 산도는 1% 이하로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북쪽으로 한라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겨울철 일조량이 높아 씹는 맛을 결정하는 ‘감미비’가 자연적으로 발생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한 특별한 선별과정을 통해 최고의 맛과 품질을 보장하고 있다.
이곳은 과일의 크기와 무게별로 구분하는 선과작업 시 충격으로 인한 내상을 입는 것과 압력을 받지 않도록 선과기 투입구를 드럼식에서 벨트식으로 바꿨다.
또한 1차 육안선별과 물세척을 거쳐 자연건조 시킨 후 2차 육안선별을 거쳐 약품을 처리하고 1주일 정도 완전 건조 후 비파괴광센서기로 당도를 측정해 등급별로 선별·포장한다.
특히 최첨단 과일선별방법인 비파괴 광센서 선별기는 도내 법인 중 최초 도입한 것으로 이러한 까다로운 선과작업을 인정받아 국제 우수농산물인증관리기준인 ‘글로벌 GAP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선과장의 기술혁신을 통해 지난 2011년부터 영국으로 수출한 감귤은 부패율 3~5%에 불과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는 영국까지 운송기간이 15일 정도인 미국·캐나다 등 타 국가의 부패율이 35~50%인 반면 산남감귤조합의 영국 수출상품은 40여일의 기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낸 결과다.
강응선 대표는 “기술혁신이란 아주 자그마한 차이에서 나타난다. 이는 감귤농가의 주인의식과 조합원 34명의 세심한 정성이 만들어 낸 결과다”며 “올 한 해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감귤 수확만 해놓으면 조합에서 안정되게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FTA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수입농산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내 농산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자부심을 가지면 어떠한 경쟁자가 오더라도 이길 수 있다. 감귤농가와 선과장, 수출업체, 관련당국 등의 원활한 네트워크를 통해 의식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산남감귤영농조합법인 강응선 대표이사는 체계적인 품질관리와 기술혁신을 통해 제주 감귤 브랜드 저변 강화에 헌신하고 영국 수출 활로 개척을 통한 지역 농가 소득증대 및 고객만족 서비스 경영 선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4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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