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초대용량 실험데이터 맘껏 씀으로써 꿈의 연구 환경 실현

이호근

| 2011-09-30 11:31:53

직통 파이프 라인 연결로 ‘글로벌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팅 허브 서비스’ 본격 시작 전 세계-글로벌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팅 허브 서비스

시사투데이 이호근 기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10월 1일 세계 11번째로 ‘글로벌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팅 허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앞으로 국내 연구자들은 세계 3대 양성자가속기(스위스 CERN, 미국 FNAL, 일본 KEK)에서 생산되는 연간 20페타바이트(2만 테라바이트, 2천만 기가바이트)급 실험데이터와 전 세계 20개국의 10만개가 넘는 CPU를 언제 어디서나 맘껏 활용할 수 있는 꿈의 연구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 연구자들이 가속기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검증과정을 통해 자격을 부여받은 다음 스위스나 미국 등 해외의 가속기센터를 직접 방문해 연구에 참여해야만 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받으려 해도 매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것은 물론 핵심연구데이터에는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허브 서비스를 통해 그간의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지게 돼 대용량 가속기 실험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연구가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3대 양성자가속기에서 생산되는 20페타바이트급의 실험데이터는 단일 국가에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중심 20개국으로 구성된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데이터를 분산해 처리하고 있다. 가속기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는 전기적인 신호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사람이 인지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의미, 데이터 간의 관계 등을 분석하는 처리작업이 필수적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9월부터 KISTI 슈퍼컴퓨팅센터에 글로벌 대용량실험데이터 허브센터(GSDC : Global Science experimental Data hub Center, 센터장 장행진)를 구축하고, 이번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다져왔다. ‘글로벌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팅 허브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우리나라가 10여 년 전부터 구축해 온 그리드 컴퓨팅(Grid Computing) 기술과 슈퍼컴퓨팅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드 컴퓨팅은 서로 다른 기종의 컴퓨터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사이버 상에 무형의 슈퍼컴퓨터를 만들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연구자들이 시공의 구애 없이 자유롭게 초대용량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GSDC의 장행진 센터장은 “세계 3대 양성자가속기센터를 저수탱크라고 가정하면, 거기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고 국내에 수도꼭지를 설치한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수도꼭지를 틀어 원할 때 원하는 만큼의 수돗물을 쓰듯 이제 국내연구자들도 20테라바이트급 데이터와 10만개가 넘는 CPU를 언제 어디서나 맘껏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며 “이로써 국내에서도 고에너지물리 연구가 본격적으로 가능하고 노벨상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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