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예능 프로그램 언어, 개선돼
박태균
| 2010-11-22 00:55:42
[시사투데이 박태균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지상파 텔레비전의 체험 예능 프로그램에서 쓰인 국어를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6월 1차 분석에 이어 실시한 이번 조사의 분석 대상 프로그램은 올 10월 한 달간 방송된 1박 2일(KBS), 무한도전(MBC), 런닝맨(SBS) 등 방송 3사의 체험 예능 프로그램 총 14회분이다.
조사결과, 비속어와 인격 모독 표현 등이 많이 사용되기는 했으나 저속한 표현의 양이 6월의 1차 분석 결과 대비 94%로 방송언어가 다소 개선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립국어원은 차별적 표현, 인격 모독 표현, 폭력적 표현, 비속어, 욕설 등을 대분류로 삼아 총 1,006 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표현을 골라내었다. 대사 525건, 자막 481건을 합한 수치이다.
비속어가 40%로 가장 많았고 인격 모독 표현이 18%로 뒤를 이었는데, 인격 모독 표현의 55%가 상대방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이었다. 지적된 표현은 ‘무한도전(MBC)'가 523건으로 가장 많았고, ‘1박 2일(KBS)’ 247건, ‘런닝맨(SBS)’ 236건 순으로 나타났다.
방송언어의 품격에 대한 방송 제작진의 꾸준한 관심 필요
지금까지 많은 국어 관련 단체와 대내외 심의 기구에서 방송언어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어문 규정을 중심으로 한 이분법적 분석이나 방송의 특성을 간과한 대안 없는 비판으로 방송 현장 및 대중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4월부터 7월까지 매달 장르를 바꾸어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방송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방송언어의 품격에 대한 1차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온 구체적인 표현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정리해 조사 결과를 제작진에 전달하고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 결과, 프로그램에서 국립국어원의 분석 결과를 편집에 반영하기로 하고 방송사에서 제작 지침을 발표하는 등 방송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10월에 이루어진 체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2차 조사는 이런 노력의 결실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저속한 표현이 상반기에 비해 6% 감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체험 예능 프로그램 14회분에서 1,000건이 넘는 저속한 표현이 지적된 것을 보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방송언어의 품격에 대해 방송 제작진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 공공성과 오락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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