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용 컴퓨터 국산화 발진 기술력 결정 핵심요소로 부상
정명웅
news25@sisatoday.co.kr | 2006-12-22 10:30:43
정부의 SW분야 대규모 투자로 기대를 모은 SW플래그쉽 프로젝트에 ‘T-50 고등훈련기에 탑재되는 컴퓨터시스템’과 ‘차세대 동영상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인터넷 서버’ 개발 과제가 각각 선정됨으로써 향후 이들 분야에서 기술주도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부는 21일 개최된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오연천)를 통해 2007년 정보통신연구개발 시행계획(안)을 심의함으로써 SW플래그쉽 프로젝트 추진과제 2개가 공식적으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SW플래그쉽 프로젝트는 정보통신부가 SW분야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성공적인 모범사례를 마련하기 위해 과제당 최대 5년간 총 500억원 규모로 올 초부터 야심차게 기획해 온 대형 연구개발과제 발굴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항공분야 과제는 지난해 국방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같은 항공기의 두뇌와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시스템인 주 컴퓨터(작전수행을 위해 항공기 전체를 제어하는 중앙컴퓨터)와 무장관리컴퓨터(무기사용을 제어하는 컴퓨터)의 기술확보를 위한 것이다.
최근 세계 항공산업은 하드웨어 요소인 기체 제작기술은 이미 평준화되어, 각종 전자장비와 SW 교체를 통한 최첨단화 능력이 항공분야 기술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투기 등 국방항공 분야는 가격대비 SW 비중이 날로 증가하여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는 40% 이상이, 국산 T-50은 30%가 SW가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과제를 통해 항공SW 분야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면 그동안 미국 록히드사에 지불해 온 T-50의 SW 로얄티 상당 부분을 경감하고 향후 KF-16 전투기 기능 개선과 차세대 국산 전투기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 과제는 그동안 정보가전과 통신 분야에 머물러 온 국내 임베디드SW 산업에 항공이라는 신규 사업분야를 정보통신부와 국방부 협력을 통해 선도적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군에서 이번 과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시험비행에 필요한 항공기, 조종사, 정비시설 등 약 300억원 규모 현물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처간 협력사업의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하나 선정된 인터넷 분야 과제는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를 저비용에 효과적으로 제공해 주기 위한 공개SW 기반의 대규모 인터넷 서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포탈업계는 사용자 중심의 웹 2.0 서비스와 급증하고 있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등의 대용량 콘텐츠로 인해 고객이 원하는 저장공간을 얼마나 싼 가격에 고성능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구글(Google)은 지난달 세계적인 UCC 서비스 업체인 유투브(Youtube)사를 약 1조 6,000억원에 매입하고 미국 오레곤주에 축구장 2배 크기의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MS, 야후 등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계획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관련 기술부족으로 적극 대응하지 못하던 국내 인터넷 포탈업체, 온라인 게임업체,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업체 등이 저비용 대규모 서버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며 과제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번 과제의 향후 활용가능성과 시장파급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포탈업체의 1GB(기가바이트)당 서비스 비용을 현재 약 만원 수준에서 2천원대로 크게 낮출 수 있고, 저장장치 활용률도 현재 30% 수준에서 80%로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관련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인터넷 포탈업체의 매출액도 이 시스템을 활용한 차세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재 2조원에서 2012년부터는 약 8조원 규모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콘텐츠 분야에서도 한류를 일으키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는 SW플래그쉽 프로젝트 발굴을 위해 지난 7월부터 광범위한 기술수요조사를 실시하여 총 42개 제안을 받았으며, 8월말 1, 2차 심사를 통해 자동차, 항공, 로봇, 인터넷 등의 4개 후보분야로 압축한 뒤 3개월간의 과제기획 과정을 거친 바 있다.
그리고 향후 두 과제에 대한 최종 제안요청서를 완성하여 내년 1월 초 공고하게 되며, 제안서를 접수받아 기술개발 전략, 시장진입 전략, 과제추진 방법, 인력활용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평가하여 2월 중 주관연구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정명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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