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힙합선생 ‘나몰라패밀리’

박지혜

news25@sisatoday.co.kr | 2006-06-01 11:26:04

나몰라 패밀리_(왼쪽부터) 김경욱, 김재우, 김태환

“요즘 가장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어요”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에서 직장생활하며 힙합배우는 것을 희망으로 삼는 김태균에게 힙합선생이랍시고 나온 세 명의 수상한 캐릭터들이 있다. 바로 ‘나몰라패밀리’의 김재우, 김경욱, 김태환. 차세대 개그그룹으로 손꼽히며 인기몰이에 한창인 그들을 만나보았다.

 수상한 힙합선생 ‘나몰라패밀리’는 최근 ‘웃찾사’ 시청자들로부터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차세대 개그그룹이다. 3명의 멤버로 이뤄진 ‘나몰라패밀리’는 개성 있는 말투와 수준급인 랩 실력을 자랑한다.

 힙합가수처럼 흥얼거리다가 김태균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면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뒤 황당한 대사를 날리기 일쑤지만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노래솜씨와 생뚱맞고 짧은 대사로 웃음을 자아내는 바비킴(김경욱)과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산체스(김태환)는 해외파 랩퍼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남생(김재우)의 영어 랩에 “WHAT?”이라는 물음에 “하라고 얼렁”이라는 구수한 말이 터지면 수긍하는 정체불명의 캐릭터다. 의심하는 김태균에게 “뱅기타고 너무 멀리 와서 시차적응이 잘 안 된다”고 해명하지만 그는 결국 “전북 부안~”에서 왔음을 시인해 웃음을 자아낸다.

★ 바쁜 일정이 오히려 ‘행복’

 이목을 집중시키는 독특한 춤과 음악, 황당한 유머가 더해져 이들의 개그무대는 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대학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더 행복하다고.

 김경욱은 “5년이라는 무명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는 무조건 된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렸는데 최근 주목을 받고 인기라는 것을 실감하니 기분도 좋고 얻는 것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힘든 시기가 길었던 만큼 다시 그때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게 더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말했지만 그 말은 곧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김재우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나몰라패밀리’는 젊은 층을 겨냥해 ‘힙합’이라는 소재를 이용했다. 배경음악으로 쓰고 있는 ‘baby got back’은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어 꼭 코너에 삽입하고 싶었다고 한다. 멤버들이 힙합장르를 좋아한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그래서 모두들 수준급의 랩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김경욱은 공연장 오프닝 무대에서 랩을 담당해 실력을 갈고 닦았고 최근에는 영화배우 봉태규 주연의 영화 ‘방과 후 옥상’에서 영화의 메인음악으로 쓸 곡의 퓨처링까지 담당했다고.

 이들은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 재밌고 다양한 소재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우는 “시청자들이 개그에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그게 맞춰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 일은 당연히 개그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때문에 개그맨이 인정받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태환은 “힘든 아이디어 끝에 완성한 개그아이템인데 인정받지 못하고 웃음을 주지 못할 때 사실 많이 힘들기도 해요”라고 토로한다.

★ 셋이 모이면 언제나 즐거워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늘 함께 다니는 멤버들. 다들 개그맨들이다 보니 또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이들은 “같이 있으니까 하루하루가 즐거워요”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가장 나이가 어린 김태환이 애교가 많아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나몰라패밀리’가 결성된 이유도 자주 얼굴을 보다보니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이 큰 몫을 했다. 그래서인지 저마다 멤버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김재우는 “경욱이나 태환이 모두 힘든 시절을 겪은 친구들이라 항상 열심히 일해요. 타인을 배려할 줄도 알고요”라며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위한다. 또 “그런데 동생들이 은근히 지저분해요”라며 재미있는 비밀을 터놓기도 한다. 김경욱은 “재우형은 리더십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어요. 하지만 친형처럼 잘 챙겨줘요”라고 한다. 김태환 또한 “함께 개그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고 고마워요. 형들이 저를 친동생처럼 대해주니까 저도 잘 따르게 되고 그게 또 고맙고 그러네요”라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재우형이 경욱이형 몰래 옷도 잘 사줘요”라며 귀띔해준다.

 멤버들은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게임이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하지만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하다보니 대부분 다양한 자료를 찾고 독서나 웹 서핑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내내 “이런 시간이 힘들기보다는 정말 행복해요”라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신선한 감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해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나몰라패밀리’ 멤버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끊임없는 개그아이템을 연구하지만 도리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줄곧 강조한다.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에 보답하고자 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세 멤버에게 앞으로 더 멋진 모습으로 활약하고 개그맨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펼칠 수 있게 관심과 기대를 가져본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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