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영원한 간판스타'안어벙'
정미경
news25@sisatoday.co.kr | 2006-04-01 09:54:59
안상태 그는 누구인가? 촌스러운 양복 차림에 2대8 가르마, 어수룩하고 매력 하나 없는 모습으로 “내 매력에 빠져 봅시다!” 를 외치는 ‘안어벙’ 안상태.
지난해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안상태는 KBS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 콘서트’의 깜빡 홈쇼핑에 어벙한 쇼 호스트로 출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저력 있는 신예이다. 학창 시절만 해도 낯가림이 심하고 무척 내성적이어서 주위의 어느 누구도 그가 개그맨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단국대학교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재학시절에 자신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대학 MT 사회를 보고, 회의 진행자를 도맡는 등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그만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다. “매일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을 했고 그 과정에서 제가 웃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군대에서도 개그맨이 되기 위해 엄청 나섰죠. 보초를 설 때도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듯이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수많은 연습을 하다보니 순식간에 힘든 군대 생활이 지나가더라고요.” 라며 웃었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안어벙’을 벼락 스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에게는 4년여의 긴 준비 기간이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하철, 백화점, 공원 등을 돌아다니다가 불쑥 사람들을 찾아가 “웃겨 드리겠습니다!”를 외쳤다. 하루에 100회도 넘는 공연을 했다. “제가 처음으로 한 일은 지하철 칸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했어요. 개그가 아닌 단순한 인사였는데 얼굴이 순식간에 벌게지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대학로 코미디 소극장 단장의 눈에 띄어 전속으로 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렇게 소극장과 길거리 공연을 통해 부끄러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얻어 2004년 KBS 공채시험에 도전했다. 그 때 ‘공채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자살 하겠다’는 내용의 혈서를 고향 소나무 밑에 묻어 놓았고 ‘공채시험이 없어도 죽어버리겠다’고 결심 할 정도로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고생 끝에 개그맨이 된 후 2년 선배인 김진태 선배를 만나 1개월간의 동고동락 후 지금의 안상태를 있게 한 깜빡 홈쇼핑의 ‘안어벙’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바보인 듯 하면서도 실상은 바보가 아닌 어중간한 캐릭터 ‘안어벙’은 안상태의 할아버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는 가난한 살림을 농사일로 혼자 꾸려 가셨어요.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이 슬프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생각했죠. 길거리 공연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슬픈 웃음을 만들고 싶다고. 한번 웃어넘기는 개그가 아니라 여운이 남는 개그를 하는 겁니다. 얼굴은 웃으면서 가슴에는 진한 감동을 남기는 개그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정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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