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남자 '임현식'

김옥엽

news25@sisatoday.co.kr | 2005-10-08 13:45:34

임현식-1

36년간의 연기생활을 통한 나만의 연기 철학은 무엇.

‘연기자란 직업군인이다‘라 말하고 싶다. 명령하고 존경받는 일선의 장군은 아니지만 모든 이들을 항상 곁에서 지켜주고 자신의 일을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행하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고 싶다. 스타이기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웃음), 직업인으로 최선을 다하는 연기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항상 밝고 엉뚱한 모습의 캐릭터 에서 변신을 하고 싶진 않은지.

현재 캐스팅의 대부분은 맞춤형으로 들어온다고 할 수 있다. 배우에 따라 배역의 스타일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배역의 성격에 맞게 캐스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의 연기 스타일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군들 예쁜 배우와 동화 속 주인공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싶지 않을까…….(웃음)

하지만 지금의 역할에 매우 만족스럽고, 어떤 배역이 들어와도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노력하고 도전할 것이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올드미스다이어리’, MC로의 도전 ‘생활의 달인’

최근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코믹한 성격을 가진 드라마로 시청자들이 더욱 재미있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연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새로 도전하게 된 ‘생활의 달인’은 연기가 아닌 MC로서의 임현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여러 분야에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늦게나마 공부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생각했던 MC의 성격과는 방향이 조금 달라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다음엔 더 좋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

연기생활 36년의 베테랑도 자신의 길에 대해 후회한 적이 있다!?

공채에 합격한 후 처음 6~7년간의 무명생활 시기가 후회의 시간이며 위기의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맡은 역할이 소매치기 아니면 소매치기를 잡는 경찰 정도였기 때문에 나는 왜 연기력이 부족한가에 대한 고민과 위기감에 빠져 한번은 집까지 팔아 2000평의 땅에 젖소를 키운 적도 있었다. 이 시기에 많은 선배들과 PD의 격려가 있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여기저기 캐스팅 되면서 그 덕에 연기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그렇게 8년 만에 조연상이라는 큰 상의 영광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에 MBC에 가면 탤런트1기생들 중 나 혼자만이 남아있다는 것에 가끔 놀란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인 뿐 아니라 연기자들 또한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무서운 현실에 살고 있고 이로 인해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면서, 한편으로 나는 아직 연기자로서 남아있다는 생각에 행복함을 느끼며 더욱더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게 된다.

독자들은 들으시오~

오랜 연기생활로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같은 세월을 보내오신 비슷한 세대의 독자 분들이 많을 텐데, 그들과 더불어 화면 속에서나 세상 속에서 항상 건강하고 즐거움을 주는 칭찬할 만한 아버지상으로 깊은 삶의 연기력을 보여주도록 노력할 것이며 모범적인 홈드라마의 작품을 통해 가정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이 시대의 활력소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이 늙어가는 여러분들 모두, 파이팅!

김옥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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