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 돌파 '장밋빛 역설'…반도체 쏠림에 체감은 '아직'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6-02-25 17:58:08

올해만 44% 급등, 글로벌 수익률 1위 기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시 '착시 효과' 뚜렷
버핏지수 180% 상회…과열 경고 속 변동성 확대 우려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꿈의 지수’라 불리는 6,000선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기록적인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제 체감 경기와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시장 내부에서는 과열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22포인트(1.91%) 상승한 6,083.86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 이후 상승률만 44.37%에 달해 주요국 증시 중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급등세의 배경에는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89곳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재 527조 6,000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약 48% 상향 조정됐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독주가 눈에 띈다. 전기·전자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사이 177조 원에서 343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리레이팅보다 이익 수준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익 전망치가 600조 원대까지 높아지면서 지수 적정 수준도 6,000포인트로 함께 상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지수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187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은 2.05%에 불과하다. 사실상 두 반도체 거인이 지수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반도체 착시를 제거한 '체감 코스피'는 3,900~4,000선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수가 6,000을 돌파했음에도 투자자들이 실질적인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핵심 이유로 꼽힌다. 실물 경제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조사(CBSI) 역시 94.2에 머물며 기준치(100)를 밑돌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증시 과열을 경고하는 지표들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인 '버핏지수'는 이미 지난달 180%를 넘어섰다. 통상 120% 이상을 과열 구간으로 보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 또한 이날 장 중 50.99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금융투자의 대규모 순매수와 개인들의 ETF 추격 매수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정 주체에 쏠린 수급은 일시적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추격 매수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대외 변수 역시 녹록지 않다. 미국의 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과 11월 중간선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AI 산업 내 경쟁 심화 등이 하반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보통 버블은 내부에서 시작되어 외부 충격으로 끝난다"며 향후 코스피의 위협 요인이 대외 변수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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