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국민 입장발표, '중앙회장 직선제' 수용…감사위 신설에 "중복규제" 반대
정명웅 기자
hoon1660@daum.net | 2026-05-21 16:06:03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농협중앙회는 21일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이었던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또 다른 핵심 축인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며 내부 통제 보완책을 제시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발표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원 직선제는 조합원 187만명이 직접 중앙회장을 선출해 대표성을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조합장 1천100명이 투표하던 방식으로는 농민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강 회장은 "다만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며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외부 감사위 신설과 관련,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 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 등으로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고,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쳐 최적 안을 도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회장은 이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임원 추천 공정성 강화 등 농협개혁위원회가 권고한 13개 혁신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회를 통해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과 감사위 신설 등을 뼈대로 한 농협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당초 농협은 전날 전국 농·축협 조합장 등이 참여한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조합장들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견이 나오며 발표가 돌연 연기됐다.
그러나 강 회장이 현재 상황의 위중함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섰고, 비대위원들도 모두 입장 발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협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농협 지도부로서도 입장 표명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이 쟁점 중 하나였던 직선제를 수용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농협법 입법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당정은 당초 6·3 지방선거 전에 입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의 상경 투쟁 등 거센 반발에 밀려 개정안 처리가 지연돼 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선제 수용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감사위 설치가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앞으로 농협 측과 더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국회에서 최대한 빠르게 입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명웅 기자 hoon166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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