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년 잔혹사 지우고 새출발…이재용 책임경영 고삐 죈다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 2025-11-07 16:31:03
사업지원실, 신사업 발굴 집중 전망…연말 사장단 인사 영향 '주목'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삼성전자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작된 사법리스크 8년사를 끊어내고 본격적인 재도약을 위한 조직 및 인적 쇄신에 나섰다.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국내외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책임 경영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7일 사업지원실로 재편한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해체된 미래전략실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비상 조직이었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과도한 권한 집중과 불투명한 의사 결정으로 비판받은 미래전략실 대신 사업지원TF는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 대신 일부 사업 조정과 현안 대응 등 업무로 역할이 제한됐다.
이처럼 임시 조직으로 8년간 유지된 조직이 이번에 3개 팀을 갖춘 정식 실로 재편된 것은 그동안의 '비상체제'에 대한 공식 종료 선언이라는 게 재개의 평가다.
지난 7월 이재용 회장은 그룹의 위기를 불러온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대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았다.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7조원에도 못 미치며 추락하던 삼성전자 실적도 올해 3분기 86조원 매출로 역대 최고 기록을 쓰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조5천억원 규모로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대형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TF가 8년간 임시 조직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것은 사법리스크를 포함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에 이 조직이 상설화된 것은 본격적으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조직을 다시 정상화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도 했던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 역시 이런 상황에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이 회장 보좌역으로 물러난 정 부회장은 사업이 정상화하는 시점을 맞아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일선에서 후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 3개 팀으로 개편된 사업지원실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있던 경영진단실을 사업지원실로 이관하면서 조직에 힘을 실었다.
경영진단실은 삼성전자 외부 조직으로서 컨설팅을 하는 데 있어서 전문성 및 내부 사업 파악 부족 등 일부 한계가 있었다. 최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경영진단실의 미래전략실 역할 수행 가능성에 대해 "인적·물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상설화한 사업지원실에 경영진단실이 팀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이 컨트롤타워 부활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 차원"이라며 "사업지원실은 옛 미전실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번 개편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날 조치는 정 부회장 용퇴에 따라 사업지원실로 제한된 인사지만, 향후 사장단 인사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정 부회장이 후진 양성을 위해 길을 터준 만큼 사장단 인사의 폭이 커질 수 있다. 최윤호 사장이 경영진단실로 자리를 옮긴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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