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금리에 관세전쟁까지…악재 쌓이는 트럼프의 美 중간선거

정인수 기자

sisatoday001@daum.net | 2026-09-10 09:19:52

이란전쟁 장기화에 국가부채 우려 겹쳐 생활비·이자부담 '눈덩이'
캐나다와 관세전쟁, 美산업 전반 영향…트럼프 "美경제 매우 강하다"
"중간선거 직후 유가 급락" 트럼프 주장에 美매체 '물가잡기 실패' 지적
트럼프 대통령[AFP=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사투데이 정인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11월 중간선거에 고(高)유가·고금리와 관세전쟁 여파 등의 악재가 쌓여가는 모습이다.

7개월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란 전쟁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를 자극, 9일(현지시간) 배럴당 100달러(브렌트유 기준)를 다시 돌파했다.

유가 상승은 디젤·휘발유 등 연료비와 석유화학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운송비와 농산물 가격 등에 전방위적으로 파급된다.

이미 고물가로 촉발된 생활비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 이슈가 민주당의 공략 포인트인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물가 지표인 주유소 휘발유 평균 소매가는 이날 갤런당 4.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전보다 40% 이상 비싼 가격이다.

고유가만큼 괴로운 일은 금리 상승이다. 미 국채금리(10년물)는 장중 4.85%를 넘어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은 주택 구입에 끌어다 쓴 미국인들의 이자 부담 급증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지만, 시장에선 유가 상승과 미 정부부채에 더 주목하며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웃 캐나다와 벌이는 관세 전쟁도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캐나다와 보복성 관세를 주고받은 데 이어 전날 일부 품목의 수입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두 나라는 제품 생산·소비가 한 몸처럼 묶인 경제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중단까지 거론한 캐나다와의 갈등은 국경을 넘나드는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미 북부의 주(州)들과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피해를 줄 위험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로 얽힌 이러한 상황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심각한 정치적 역풍을 부각"한다면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호조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강조하지만, 인공지능(AI) 산업이 이끈 호황 속에도 물가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 속도보다 빨라 그의 경제적 성과가 묻히게 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공화당이 이날부터 이틀간 텃밭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상 유례없는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연 것은 이처럼 불리하게 돌아가는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댈러스로 출발하기 전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전당대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왔는지 설명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 전쟁이 끝나고 유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했던 과거의 호언장담에서는 발을 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간선거 직후 전쟁이 끝나고 그때 유가도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유가는 급락할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며, 휘발윳값은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도 현실을 냉정하게 반영한 관측이라기보다는 유권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정치적 구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교전이 재개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가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ING의 미주지역 리서치 책임자 패드릭 가비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무엇이라고 말하든,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를 낮추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인수 기자 sisatoday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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