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헤리티지 100조 시대로…태권도, 인류무형유산 공동 등재 추진
이선아 기자
sisatoday001@daum.net | 2025-12-17 09:10:35
2월 뉴욕서 K-컬처 홍보…일본·베트남 수중유산 공동 조사 노력
[시사투데이 = 이선아 기자]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그 뿌리가 되는 국가유산 관련 사업을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로 키운다.
남북이 함께 태권도를 인류가 지켜야 할 무형유산 목록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100년 역사를 간직한 옛 서울역의 '정체성'을 찾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도 주요 업무 계획을 17일 공개했다.
올해 국가유산을 활용한 산업 분야 시장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추정된다.
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국가유산 관광,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웹툰 등의 콘텐츠, 국가유산을 활용한 굿즈(goods·상품) 등을 모두 아우르는 규모다.
국가유산청은 인공지능(AI), 최신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해 관련 산업을 육성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100조원 시장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가유산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지식 재산(IP)을 확보하는 한편 게임, 영화, 드라마 등 연관 산업이 활성화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의 유산을 널리 알리는 일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내년 7월에는 부산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등재, 보존·보호와 관련한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주요 국제회의다.
한국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지 38년 만에 처음으로 회의를 개최한다.
국가유산청은 본 회의(2026년 7월 19∼29일)뿐 아니라 사전 행사(2026년 7월 12∼23일) 기간에 한국 문화를 알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공동 선언문도 이끌 예정이다.
그에 앞서 내년 2월에는 미국 뉴욕 현지에서 '코리아 온 스테이지 뉴욕'(Korea on stage, Newyork) 행사를 열어 국가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도전할 예정이다.
숙련된 기술과 정성으로 만드는 한지 문화를 일컫는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 역시 내년에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은 남북 공동으로 태권도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등재를 신청한 바 있다. 절차를 고려하면 내년에 평가 결과 및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K-헤리티지 세계화의 주요 과제로 '태권도, 남북 공동 등재 추진'을 명시하며 "내년 1월에 차기 등재 신청 대상을 공모·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보존·관리 등 본연의 업무도 강조했다.
기후 위기 속에 날로 심각해지는 각종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서두르고, 대응 매뉴얼도 정비할 계획이다.
근현대 경관 자원, 구전으로 내려온 전통문화, 사찰 해우소(解憂所·화장실) 등 그간 소외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시대' 유산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
그동안 문화유산, 무형유산, 자연유산 등 유형에 따라 별도로 운영했던 위원회도 내년 5월부터는 '국가유산위원회'로 통합·개편해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로 준공 100주년을 맞은 옛 서울역사 관리도 본격화한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복합 문화공간으로 쓰이는 '구 서울역사'가 철도유산의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2028년까지 보수·복원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시작한 튀르키예 퀼테페 유적 발굴 조사에 이어 일본, 베트남에서 난파선 등 수중유산을 공동 발굴 조사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검토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이 미래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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