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양영구 기자] 지리산에 인위적으로 방사한 것이 아닌 토종 야생의 반달가슴곰이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일 복원사업을 진행 중인 지리산 반달가슴곰 중 2012년에 태어난 4마리 중 1마리의 부계(父系) 혈통이 방사한 곰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도입한 반달가슴곰 36마리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야생에서 출생한 새끼 반달곰 10마리 등 총 47마리에서 추출한 혈액, 모근(毛根), 배설물 등을 이용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2년 어미곰(RF-18)이 출산한 새끼곰 2마리 중 1마리의 부계(父系)는 방사곰(RM-19)으로 나타났으나, 다른 1마리는 지리산 방사곰과 일치하는 유전자가 없어 토종 야생의 수컷곰과 교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한상훈 과장은 “연구결과를 볼 때 태어난 새끼곰과 어미곰의 활동지역이 그동안 야생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으로 야생곰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새끼곰의 부계 파악을 교미시기(6~7월)의 무선 위치추적으로 번식가능 암컷곰과 수컷곰의 중첩된 행동권을 분석해 결과를 추정했지만, 이번에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새끼 반달곰의 가계도(부계)를 파악했다.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곰들은 암컷이 다수의 수컷과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알라스카 불곰 어미 30개체의 한배새끼 중 4개체(13.3%)의 어미가 서로 다른 수컷과의 교미를 통해 새끼곰을 출산했다. 미국 흑곰의 가계도 연구에서도 어미곰 7마리 중 2마리 어미곰이 부계가 서로 다른 새끼를 낳은 경우도 있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출산한 새끼곰의 부계 파악뿐만 아니라 복원 개체곰들의 유전적 다양성과 건강성, 향후 근친번식을 피하기 위한 도입 및 복원계획 수립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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