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튼튼한 사회" 강조…"영혼 갈아넣었다" APEC 성과 설명
野불참에 "안타까운 현실…입장차에도 나라 위한 진심 다르지 않??
[시사투데이 = 김균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인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AI) 집중 투자를 통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였던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제출 때에 이어 두 번째 국회 시정연설이다. 
 올해보다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인 만큼 국회를 설득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 대통령은 대대적 확장 기조 아래 편성된 이번 예산이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벗어날 AI 중심의 미래 대비 예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AI 대전환 앞 생존 절체절명 위기"…확장재정 기조, AI에 방점
이 대통령은 이날 A4 12장 분량의 연설 대부분을 격변하는 국제 무역 질서 속에 대한민국의 국가적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AI 투자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우선 취임 5개월이 지난 현시점을 두고 '당장의 급한 불'은 꺼진 상태라고 진단하면서도 여전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불법 계엄 여파로 심화한 민생경제 한파 극복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비상한 각오로 임했고 다행히 지금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주가지수 4,000돌파,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3분기 경제성장률(1.2%) 등의 회복된 경제 지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하지만 "안주하거나 만족하기엔 우리가 처한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며 "겪어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통상 질서의 재편과 AI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I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 "AI 시대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 등 발 빠른 추격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한편으론 전임 정부를 겨냥한 듯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연구·개발)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아야 기회가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2026년 예산안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AI 관련 예산에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조 1천억원을 편성했다며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피지컬 AI 육성에 5년간 6조원을 투입하고, 인재 양성 및 핵심 인프라 구축, 정부 차원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 5천장 조기 확보 등을 약속했다.
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3천억 원 규모로 19.3% 확대 편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R&D 중심의 확장 재정 기조 속에서도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 규모의 지출을 삭감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에는 국민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다"며 "미래 대비를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은 과감하게 편성하되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고 부연했다.
◇ "기본 튼튼 사회"…취약계층 보호 강조, 자주국방 의지도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계층·지역 간 양극화와 불평등 완화 의지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 변화의 충격을 가장 빨리, 가장 크게 받는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면서 생계급여 지원, 장애인 일자리 확충 등을 약속했다.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청년 미래적금 신설, 노인 통합 돌봄서비스, 지방 우대 재정 원칙 도입 등도 경제적 소외 현상을 해결할 방안으로 들었다. 
한편 올해보다 8.2% 늘어난 66조3천억원 규모의 국방 예산에 대해선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자주국방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선 "남북 간 신뢰 회복과 대화 협력 기반 조성을 위해 담대하고 대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END'(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구상도 다시 소개했다.
◇ APEC 성과 강조하며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 다해"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열렸던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의 성과도 소개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관세 협상을 타결해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한중 관계를 전면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공언했다.
◇ 초당적 협력 당부…텅 빈 국힘 의석 보며 "안타까운 현실"
신속한 예산안 처리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 요청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AI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인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시정 연설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태였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할 때 빈 국민의힘 쪽 의석을 응시하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다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부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하고 좋은 대안은 언제든 수용하겠다"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재차 빈 국민의힘 의석 쪽을 바라봤다.
야당을 향해 당장의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보고 이번 예산안에 대승적인 협조를 해달라고 거듭 요청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2026년 예산안이 치밀한 심사를 거쳐 신속히 확정되길 기대한다"고 한 뒤 고개를 숙이며 연설을 마쳤다. 
시사투데이 / 김균희 기자 kyun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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