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DI 48년 9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올해 3분기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 덕분에 '깜짝 성장'을 이뤘다.
실질 구매력 지표가 약 4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민간소비는 오히려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소비 여력 확대가 아직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1.0%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반올림 전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보면 0.97%로 1%를 넘지는 못했다.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3분기 성장률 전망치(0.3%)를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3분기 전망치 상회는 연간 성장률을 0.35%포인트(p) 높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3.3%)도 상당 폭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누적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라며 "만약 4분기에 전기비 성장률이 0.0%라면 산술적으로 연간 성장률은 3.6%가 나온다. 4분기 1.4% 이상 나오면 연간 4%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의 성장 기여율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 60% 정도"라며 "반도체 성장 기여는 절반 정도로 추정하다"고 덧붙였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급반등했고, 2분기 0.6%에 이어 3분기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분기 3.7%에서 3분기 3.4%로 다소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줄어 0.2% 감소한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늘어 0.7%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를 위주로 4.1% 늘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소프트웨어가 늘어 2.3%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고, 수입도 원유,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늘어 2.4% 증가했다.
3분기 성장률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p)로 집계됐다.
순수출(수출-수입)이 성장을 0.1%p 끌어올렸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기여도는 각각 -0.2%p, 0.3%p,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0.1%p, 0.4%p로 나타났다.
정부소비와 설비투자 합산 0.7%p로 성장률(1.0%)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동원 국장은 민간소비 부진과 관련, "7월부터 증시 조정에 주식 거래량이 줄면서 금융 서비스가 감소했다"며 "10년 만의 승용차 제조업체 전면 파업으로 완성차 인도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가면서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승용차 소비 반등, 반도체 기업 현금 배당과 성과급 지급, 정부 이전지출 확대 등의 이유를 들었다.
증시 조정 일단락, 중동 지역 불안 안정 등을 추가 변수로 거론했다.
정부소비에 관해선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상반기 예산을 아낀 측면이 있다"며 "3분기 들어 대형 건설 공사, 설비투자 등에 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2.0%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위주로 3.7% 늘었고, 건설업은 토목건설이 늘어 2.0%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5.9%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사업서비스업, 정보통신업, 운수업 등을 위주로 0.2% 늘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3분기보다 18.8% 급증했다. GDI 증가율은 2분기(15.7%)보다 크게 올라 1977년 4분기(19.0%) 이후 4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반도체 가격 상승 등 교역 조건 개선에 증가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기업 소득이 1분기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정부 소득과 가계 소득으로 파급되는 데는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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