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의 숭고한 뜻’ 선양에 한평생 바쳐
이윤지
| 2024-11-01 10:00:06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애국자이자, 애국계몽에 심혈을 기울인 교육자이며, 무실역행(務實力行·참되게 힘써 실천함) 정신을 확산시킨 사상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이 갈파한 명언이다.
이처럼 ‘정직과 성실이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일깨운 도산 선생의 ‘숭고한 뜻’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혼란스러운 시국에 사회지도자들이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직과 윤리의식을 잃은 지도자들이 이전투구에 몰두하는 동안 민심은 추락하고, 민생은 피폐해져간다.
그런 점에서 (사)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www.ahnchangho.or.kr) 김재실 회장이 걸어온 발자취,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열어가는 길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반백년 이상 도산 선생을 사숙하고, 도산의 사상과 위업을 알리고자 혼신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1963년 서울대학교 수학과 1학년 재학시절, 우연히 ‘도산 선생 2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김 회장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추모식장에 걸린 ‘참배나무에는 참배가 열리고, 돌배나무에는 돌배가 열린다’는 도산 선생의 글귀에 크게 감화 받았고, 그해 흥사단 활동에 뛰어들었다.
실제 그는 ‘흥사단 아카데미 운동’을 펼치며 전국에 아카데미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했고,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대상을 넓혔다. 지도교수를 맡은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도산의 사상과 위업을 전하는데 앞장선 것이다. 그러면서 흥사단 소식지인 ‘기러기’를 3년 동안 편집하고 발간하며 기자의 꿈도 키웠다.
그러나 7남매 가운데 장남이었던 김 회장은 “23세 때에 아버지가 작고하시어 동생 여섯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고 한다. 이에 1968년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하며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00년 산은캐피탈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상임고문, 대통령 자문 동북아경제추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다 기업인으로 돌아온 그는 경남기업 관리총괄 사장, 성신양회 대표이사, 삼표시멘트 상임감사를 맡아 덕망을 쌓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더욱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대학시절부터 서빙고역 인근 천막에서 야학 봉사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산업은행 재직시절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숭실대와 성균관대, 성신여대에서 ‘경제통계학’, ‘경제수학’, ‘경영정책’ 등을 강의하며 후진양성에 정성을 쏟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그는 1971년 도산공원 조성, 1973년 도산 선생 묘소 이장, 1998년 도산기념관 건립 등 굵직한 사업에 참여하다 2017년부터 (사)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의 이사장을 맡아오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사업회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해마다 3월 10일이 되면 도산의 추모식을 거행하고, 도산 안창호 포럼을 지금까지 40회 실시하였으며, 도산학회를 조직해 도산 사상에 대한 논문집을 내고, 도산 정신을 알리고자 청소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글짓기 공모도 매년 실시하며, 도산의 탄신일인 11월 9일 시상식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2만여 명에게 이메일 등으로 도산의 어록을 전하는 ‘도산의 희망편지’는 김 회장이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다.
김재실 회장은 “이런저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기에 묵묵히 걸어왔고, 이제 도산 선생의 위업을 알리는 것이 곧 ‘인생 그 자체’가 되었다”며 “도산 선생이 말년에 평양에서 손수 지어 은거한 ‘송태산장’을 재현하는 게 마지막 바람”이라고 전했다.
도산공원을 나오며 그의 명함을 보다 재(在)자에 성실할 실(實)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항상 강조했던 무실역행(務實力行·참되게 힘써 실천함)임을 알았다. 이름처럼 그 뜻을 평생 이어가는 사람, ‘운명(運命)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사)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김재실 회장은 도산 선생의 애국애족 정신과 사상 계승에 헌신하고, 선양·기념사업 및 교육·체험프로그램 운영을 이끌면서, 나라사랑·겨레사랑 문화 확산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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