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영향? 열대 생물 '넓은띠큰바다뱀' 다도해 첫 출현

이윤지

| 2023-11-27 10:13:20

수온 민감 '밤수지맨드라미' 거문도 해역 확인 넓은띠큰바다뱀 밤수지맨드라미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열대 맹독성 바다뱀인 넓은띠큰바다뱀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인근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국립공원 섬지역을 대상으로 수중생태계를 조사한 과정 중에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과 '밤수지맨드라미'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소간여와 거문도 인근 해역에서 각각 처음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넓은띠큰바다뱀은 코브라과의 해양파충류로 필리핀, 일본 남부 오키나와와 대만 인근의 따뜻한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주로 바닷속에서 생활하나 육지에서 번식, 산란, 탈피를 하는 생태적 특징이 있다. 일반 독사보다 20배 이상 강한 맹독을 지니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산호충류 밤수지맨드라미는 붉은색의 촉수를 모두 펼쳤을 때 밤송이를 닮은 모양을 하고 있다. 산호충류는 수온에 민감한 해양생물로 알려져 있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연구에 중요한 분류군이다. 일본 타나베만, 인도양 등에 주로 분포하고 국내에는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환경공단은 이번 조사에서 국내 첫 넓은띠큰바다뱀이 바닷속에서 이동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생태영상을 확보했다.

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 해역에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이 유입한 배경에 따뜻한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연구 자료를 보면 제주도 해역의 표층수온이 36년간 2℃ 증가했고 제주남부 해역에 위치해 있던 20.3℃ 등온선도 30년간 50~100㎞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의해 수온이 상승하고 난류가 확장되면서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이 국내 해역으로 유입하고 해양생물의 서식처가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정용상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 연구를 통해 이들 해양생물의 유입경로 규명과 더불어 해양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겠다"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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