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양봉기반 구축의 혁신적 모델 세워
이윤지
| 2023-07-21 09:58:47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가운데 71%가 꿀벌의 화분매개에 의존할 정도로 양봉산업은 농업인의 소득 향상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전이라는 공익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큰 생명산업이다.
그러나 매년 꿀벌이 사라지는 벌집군집붕괴현상(CCD)으로 양봉농가가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6월 꿀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높이고, 양봉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밀원 확충, 병해충관리 강화, 사양관리 신기술 연구개발, 농가 경영안정 지원, 산업발전기반 확충’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벌들이 꿀을 따는 밀원을 확충하는 것이 제1과제로 2020년 14.6ha인 밀원 규모를 2026년 16.4ha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 화성시지부 박길호 지부장은 “꿀벌 집단 실종으로 인한 양봉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미비한 상태”라며 “농어업재해대책법에 기후 급변으로 인한 꿀벌의 집단 소멸 피해를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양봉직불금을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4년 째 양봉업에 몸담아 온 박 지부장은 경기도 화성시 최초의 양봉인이다. 1981년 지인의 소개로 꿀을 채취하러 왔다가 밀원에 매료돼 터를 잡았고, 화진벌꿀을 운영하며 화성지역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농가 권익대변과 벌꿀 브랜드화, 천연벌꿀 등급제 시행, 기술교육 등에 불철주야 구슬땀을 흘려왔다.
실제 그는 2011년 주위의 권유로 (사)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 화성시지부(이하 협회)의 사령탑으로 선출됐다. 취임 이후 ‘지속가능한 양봉기반 조성’에 노력하며 ▲양봉농가 결속·화합 ▲꿀 판매가격 일원화 ▲화성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햇살드리’ 사용권 인증획득 등의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00년 13명으로 발족한 협회는 현재 100여 농가로 늘어났으며, 1만5천통의 꿀벌을 키우고 있다. 현재 60여 농가에서 참여중인 ‘햇살드리 벌꿀’은 (사)한국양봉협회 양봉산물연구소와 한국양봉농협으로부터 30여 가지의 검사를 받고, 합격된 꿀은 검사원이 직접 방문해 등급이 적힌 최종 라벨을 봉인하는 100% 천연꿀이다.
그러면서 협회는 (사)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 소속 31개 시·군 최초로 QR코드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으로 꿀병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벌꿀성적 ▲생산지역 ▲생산자명 ▲생산날짜 ▲밀원명 ▲판매업체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박 지부장은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FTA를 체결해 천연꿀 관세가 매년 줄어들었고, 2029년에는 완전히 철폐되는 만큼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것”이라며 “품질로 승부하기 위해서 등급제는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물심양면 도움을 준 화성시청 축산과, 화성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하며 “화성시의 난개발로 아카시아 등 꿀 원천인 밀원수가 급감한 현 시점에서 ‘밀원수 식재, 양봉농가 직불금 지급, 친환경 농약 사용’ 등 근본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항상 ‘양봉인의, 양봉인에 의한, 양봉인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박 지부장이 있어 양봉산업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한편, (사)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 화성시지부 박길호 지부장은 양봉농가의 권익보호와 소득증대에 헌신하고, 화성 ‘햇살드리’ 벌꿀의 명품 브랜드화 및 등급제 시행을 이끌면서, 소비자 신뢰도 향상과 양봉산업 발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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