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외길 53년…AI차단 위한 방역체계 구축 ‘선도모델’

이윤지

| 2023-05-26 11:09:43

농업회사법인(주)봉골농장 윤형수 대표이사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을 오는 7월1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메추리·칠면조 등 기타 가금 시설 기준이 강화되며, 대형 산란계 농장에 터널식 소독시설 설치가 의무화 된다. 또한 농장주는 개인 소유 승용차라 하더라도 축산차량으로 등록·관리해야 한다.

이처럼 정부가 가축전염병 예방 및 확산방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현장 방역에 대한 미흡한 조치로 농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서 53년째 양계업에 종사한 농업회사법인(주)봉골농장 윤형수 대표는 고병원성 AI방역을 위해 10여 년 전부터 사비를 들여 방역초소를 운영해왔다. 전기와 수도를 설치하고, 차량소독기와 대인소독기를 구입하며, 방역요원을 위한 간이화장실까지 구비했다.


지자체에서도 AI의 주요 매개체로 분류된 철새가 국내에 도래하는 계절이 다가오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운영하고, 방역요원을 배치한다. 문제는 부적절한 경사면에 초소를 설치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방역 정책을 펼치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윤 대표는 “3년 전인 2020년 겨울철에 AI가 발생해 21만 수를 살처분하고,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지자체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관협력이 절실한 시점”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런 그는 농고를 졸업하고 1970년 양계업에 뛰어들어 1977년 김포시에 터를 잡았으며, 올해로 53년째 양계업 외길을 걷고 있다. 흘린 땀방울만큼 성공한 축산경영인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하며 농장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현재 육성사(1동)와 산란계사(4동) 등 5동의 무창계사에서 18만수를 사육하고 있는 윤 대표는 시설을 현대화 시스템에 맞게 신축하고 질병 차단에 주력해왔다. 출하 후엔 수세, 소독에 집중하며, 입식 과정에선 질병이 유입되지 않게 소독 후 일괄 입·출하하는 ‘올인-올아웃’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윤 대표는 “과감히 올인-올아웃 방식을 시행해보니 계란 품질이 개선돼 거래처에서 물량을 확보하고자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며 “가축을 돈으로만 생각해선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렵다. 당장은 비용이 들더라도 필요한 부분은 망설임 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표는 ‘계분비료공장’을 직접 운영한다. 농장으로부터 모아진 계분은 톱밥과 혼합해 교반작업에 들어가고, 일정한 부숙기간을 거쳐 5~6개월 뒤에 최종 제품으로 탄생한다. 원료(계분) 공급, 생산시설 비용, 공장 인허가절차 등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방역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농장에서 직접 계분공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면서 지난 2월 급증한 난방비로 힘들어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월곶면사무소에 성금 2천만 원을 기부하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윤형수 대표는 “10만 수 이상 규모의 원로 양계인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산란계협회 활성화와 농가들의 위상강화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소신을 전하며 “양계업의 대를 잇는 아들이야말로 내겐 천군만마이자, 최고의 영농후계자”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끊임없는 노력과 불굴의 의지로 ‘양계인의 교본’이 되어온 윤형수 회장이 또 어떤 이정표를 세울지 기대된다.

한편, 농업회사법인(주)봉골농장 윤형수 대표이사는 양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안심먹거리 제공에 헌신하고,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 및 계분 퇴비화 시설 구축을 이끌면서, 소독설비 확충과 방역체계 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3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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