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황칠나무 재배·조성과 임업진흥 이끄는 ‘산 사나이’ 면모

이윤지

| 2021-04-30 09:54:18

연향농원/(사)해남군황칠협회 박진우 대표/회장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황칠(黃漆)’은 불로장생을 쫓은 진시황에게 진상되고, 약학서 ‘본초강목’의 저자인 명나라 이시진도 효과를 극찬한 바 있다.

신비의 약용식물로 알려진 황칠나무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수액과 수지를 분리·사용하며 수액은 금칠로, 수지는 안식향(安息香)으로 쓰였고 공납품으로 바쳐질 만큼 진귀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황칠이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수종이며, 천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 고유의 나무란 걸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황칠나무의 무한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황무지를 개간하며 우량황칠묘목 생산에 초석을 세운 이가 있다. 전남 해남군 화산면에 위치한 ‘연향농원’의 박진우 대표이다.

1986년부터 산림조합에 근무하며 10여 년간 조경수 및 임산물 재배의 노하우를 터득한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한 채 1996년 임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버려지다시피 했던 3만3000㎡(1만 평)의 임야를 개간하고 황칠나무를 심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했다. 심지어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았다. 곡괭이와 삽을 들고 7년간 산에서 두문불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지출을 최소화하고자 시도했던 삽목(꺾꽂이)으로 개체수를 늘려나가며 사계절 묘목에 성공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현재 20만7300㎡(약 6만3천 평)의 임야에서 20만 본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오늘날 연매출 3억 원의 성공한 임업인 반열에 오른 박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하우스(시설) 재배, 화분 재배에 도전했다.

박 대표는 “하우스 안에서 묘목을 1m 높이까지 키우고, 노지로 옮겨 뿌리를 튼튼하게 다시 한 번 키워낸 나무는 화분 안에 옮겨 심어도 수년간 건강하게 자라 상품가치가 높다”며 “농원에서는 황칠나무, 동백나무, 홍가시나무 등의 우량 묘목 생산부터 관상수·조경수·정원수·조경공사까지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해 전국 각지로 판매된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런 일련의 노력들로 박 대표는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임업인 대상’(2018), ‘임업인 대상’(2019)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래서 박 대표로부터 황칠나무 재배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이들(임업인·귀농귀촌인 등)이 많다. 그가 종자보관부터 삽목기술, 성목관리방법까지 쌓아온 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는 지난해 2월, (사)해남군황칠협회(www.hnhc.co.kr)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2018년 등록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의 인증을 받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남황칠’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상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임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박 대표는 “임기 내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인증 받아 ‘해남황칠 명품화 사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란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오늘날까지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아내가 너무 고맙다”고 감사를 전하며 “향후 자연학습장을 조성해 체험하고, 배우며, 즐길 수 있는 ‘교육·교류의 장’을 만들 계획”도 잊지 않았다.

끊임없는 노력과 불굴의 의지로 ‘임업인의 교본’이 되어온 박진우 대표가 또 어떤 이정표를 세울지 기대된다.

한편, 연향농원 박진우 대표는 황칠나무 생산과 임업 발전에 헌신하고, ‘해남황칠’의 위상 강화 및 고부가가치 창출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1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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