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남성 배준환, 미성년 성 착취 질문에 '고개 푹'
김애영
| 2020-07-17 18:04:43
[시사투데이 김애영 기자] 미성년자 성 착취물 1천300건을 제작해 음란사이트에 연재한 배준환(남·37·경남·유통업)씨의 신상정보가 17일 공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이날 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배씨를 검찰에 넘겼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배씨는 이날 오후 1시께 검찰로 가는 호송차에 타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포승줄로 묶인 채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나온 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떨군 채 "인정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반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그 밖에 n번방·박사방으로 성 착취물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을 때 범행을 집중적으로 저지른 이유와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이유 등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했다.
앞서 제주청은 지난 14일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피의자는 'n번방'과 '박사방'으로 성 착취물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을 때 오히려 범행을 집중적으로 저질렀으며, 청소년 피해자가 44명에 이르고 이들 영상 수천개 유포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며 "공공의 이익과 국민의 알권리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전직 영어 강사라고 밝힌 배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불특정 다수 청소년에게 접근, 44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 총 1천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했다.
배씨가 가지고 있던 성 착취물 용량만 66.5GB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생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까지 다양했고 피해자를 기프티콘과 문화상품권 등으로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씨는 성 착취물에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가 노출되도록 했다. 배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제작한 성 착취물을 피해자별, 날짜별로 정리해 음란사이트에 닉네임 '영강'으로 연재했다.
배씨는 피해자 8명과 성관계하면서 촬영한 동영상 907개도 모두 음란사이트를 통해 유포했다. 현재 해당 음란사이트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배씨는 청소년 피해자 중 2명에 대해 성 매수를 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은 "배씨는 금전적 이유가 아닌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며 "현재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포된 성 착취물을 신속히 삭제·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준환의 경우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가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n번방 사태 피의자 가운데 현재까지 신상이 공개된 이들은 모두 19세, 20대 초중반 남성으로 '박사' 조주빈, '이기야' 이원호, '부따' 강훈, '갓갓' 문형욱, 안승진, 남경읍 총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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