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교 현안 산적…강경화 청문경과보고서 빠른 시일 내 채택해달라"
윤용
| 2017-06-09 20:59:22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청와대가 9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채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가 외교부와 유엔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새 리더십으로 외교의 새 지평을 열어가도록 도와줄 것을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인사청문 보고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채택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이 지난 7일 개최됐지만, 국회에서 경과보고서 채택 논의가 진척이 없어 보인다"며 "국회는 그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그 첫 단추 끼우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바로 한미정상회담 개최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주요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다들 알다시피 강 후보자는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인사로 유엔에서 코피 아난·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이 모두 중용했다"며 "오늘 오후 2시부터는 한미정상회담과 G20 관련 정부와 청와대 간 회의가 있는데 마땅히 이 일을 꿰차야 할 핵심 인사인 외교부 장관 없이 논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아침 회의에서 대통령의 발표 요청이 있었고, 발표문에 대통령의 말씀이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등 정무라인을 총동원해 야당에 강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 후보자는 유엔 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그가 낙마할 경우 국제무대에 외교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끼쳐질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문제가 야당 반대로 난항에 처한 가운데, 청와대가 정무수석을 통해 직접 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설득에 나섰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강 후보자와 관련해 반대 뜻을 명확히 한 국민의당·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설득 작업에 나섰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서도 대승적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여러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위장전입 문제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청와대가) 먼저 국민에게 밝혔고 후보자가 4년간 유엔(UN)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검증받고 역량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자질문제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 않느냐"고 동의를 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권한대행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능력만 있으면 도와주려 했는데 북핵 문제를 자신감 있게 대답을 하지 못했고, 사드는 국방부 소관이라고 하니 능력도 걱정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끝으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났다. 전 수석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부의 수장이 없이 어떻게 하느냐"며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당으로 책임있는 제1야당으로 협력과 지원을 해줘야 되지 않느냐"고 자유한국당을 설득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의 설득에도 야당 대표들은 강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청와대에 전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을 차례로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곧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부 장관 없이 회담할 수 없지 않으냐.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협력·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라며 "국가·국익에 관한 문제이므로 여야를 떠나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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