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정상회담…52조원 수주 발판 마련. 에너지 316억불,인프라 121억불 등

윤용

| 2016-05-02 21:39:04

역대 최대 경제외교 성과… MOU 66개, 30개 프로젝트 371억불 박근혜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열린 한·이란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사진=연합뉴스)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한․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대 52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및 에너지 재건 사업을 수주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호자토레슬람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분야 59건을 포함해 모두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인프라 및 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확보한 수주 가능 금액은 371억 달러로, 일부 사업의 2단계 공사까지 감안하면 최대 456억 달러까지 수주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청와대는 전망했다.

이같은 수주 대박이 가능했던 것은 1980년대 건설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인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이 작용한 데다 최근 이란에 한류열풍이 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란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 샀고 우리 정부에 대한 신뢰도 높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서든지 한국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았다"며 "중국이 경제제재 기간 동안에도 이란 시장에 진출해 있었지만 이란 정부는 기술력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중국이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 대박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가해지기 이전의 교역 수준을 회복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이란 교역규모는 2011년 174억달러에 달했지만 대(對)이란 경제재제가 가해진 후에는 지난해 기준 61억달러로 급감했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교역·투자 정상화를 위한 기반 조성 ▲전통적인 협력 분야인 인프라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신성장 동력 분야인 보건·의료·문화·ICT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사업 모색 등 한·이란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건설, 조선 등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및 사업 수주 지원과 원유수입 확대 등을 요청했으며, 과거 건설·에너지 분야에 집중됐던 양국 협력 분야를 보건의료, ICT, 문화산업 등으로 다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우리의 인프라 사업 추진과 관련한 기자재 등 수출과 이에 상응한 이란 석유, 가스 수입 등을 통해 교역 규모를 3배로 늘리기로 합의해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 조기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제6차 이란 5개년개발계획(‘16-’20)상 예상되는 신규 프로젝트 참여추진을 위해 철도, 도로, 공항, 항만, 수자원 등 인프라 협력 분야 8건 MOU가 체결됐다.

분야별로는 ▲철도·도로·수자원관리 등 인프라 건설 참여 121억2천만 달러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316억 달러 ▲보건·의료 18억5천억 달러 등이다.

우선 한전 10개 MOU 체결(스마트그리드 분야등) 등 대규모 가계약·MOU체결로 236억불 규모의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사업에 우리 기업이 대거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바흐만 정유시설(20억불),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15억불), 박티아리 수력발전(19억불) 등 총 19건이다.

이란은 세계적인 에너지 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2025년까지 5,0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2020년까지는 석유산업에 950억달러, 석유화학 산업에 800억달러, 천연가스 산업에 100억달러 등 총 1,85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5년 이란 에너지 사업에 처음 진출한 이래 '사우스파 가스전' 등의 주요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대이란 경제제재가 본격화된 2009년 이후부터는 수주 실적이 급감해서 에너지 분야는 제재 해제 이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 됐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이란 석유부는 양국간 석유·가스 교역 확대, 플랜트·인프라 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국 가스공사는 가스파이프 건설협력, 가스전 개발 협력, 해저 가스파이프 라인 건설 등을 약속하는 다수의 MOU도 맺었다.

연평균 5.5% 증가하는 이란의 전력 인프라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된다. 이란은 경제 제재 이후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 발전과 송배전 설비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KT와 SK는 이란의 자동원격검침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MOU를 맺었으며 우리 산업부와 이란 에너지부는 전력·에너지신산업 협력 MOU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석유, 가스, 전력 등 이란 에너지 재건 사업 가운데 236억달러 규모 19개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2단계를 모두 더할 경우 100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는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 15억달러 상당의 '이란-오만 해저파이프라인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가계약이 체결된 19억달러 규모의 '박티하리 수력발전소 사업', 주요 계약조건 협상에 들어간 6억달러 규모 '모크란 담수·발전 플랜트' 등 화력·수력 발전 분야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상대국 항만 출입보장을 위한 해운협정과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하고 양국의 교역회복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민간교류 확대, 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보건․의료, 문화, ICT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 지평도 확대됐다. 17억불 규모의 6개 병원 건설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고, 의료생산단지 구축(1.5억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 수출도 추진된다.

유․무선통신 인프라, 브로드 밴드, IoT 등 ICT분야에서도 전면적인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한류, 한식, 화장품 등 한류소비재 판매를 위한 복합문화 비즈니스 공간인 케이타워(K-Tower)를 이란에 건설하는 등 문화콘텐츠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50억 달러의 금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전대금융 2억달러를 포함해 수출입은행이 150억달러를, 무역보험공사와 금융지원협의체가 각각 60억 달러, 40억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또한, 한·이란 양국 상의(商議)간 협력 MOU 개정, 코트라-이란 투자청간 MOU 체결을 통해 기업간 교류확대를 위한 사절단 파견 및 정보교환, 투자정보 공유 및 투자기회 공동발굴 등을 추진키로 했다.

민간기업의 교류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와 이란 산업무역광물부는 각각 이란 데스크와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해 양국 기업의 상대국 진출시 교역·투자 애로를 해소할 예정이다.

양국은 결제시스템의 경우 현행 원화결제시스템을 당분간 유지하되 유로화 결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